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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책&생각] 포도를 입으로 퍼더 퍼더 넣으면?

등록 2022-08-26 05:01수정 2022-08-26 09:18

더운데 심심하기까지 한 세상
포도 한 송이의 상상으로 타파!
다채로운 표현의 말놀이 그림책
포도 한알로 햇님도 구름도 친구

포도 꿀꺽
현민경 글·그림 | 창비 | 1만5000원

무더운 여름. 하지만 덥다는 것보다 더 큰 문제는 심심하다는 거.

“어휴, 심심해. 포도나 먹을까?” 앵앵앵앵 매미 소리가 울려펴지는 포도밭에 가서 파아란 청포도 한 송이를 땄어. 소쿠리에 담아서 시원한 바람이 부는 오두막으로 가져와 대자로 드러누웠지.

포도 한 알 똑 따서 입에 쏙 넣으면 포도. 입을 크게 아~하고 먹으면 파-도. 헤헤헤 웃으며 먹으면 페-도. 입으로 포도 다섯 알을 연이어 포포포포포 던져 넣고, 씨앗을 도도도도도 하고 뱉어내. 저글링을 하듯이 포포포포포 위로 던져 올리면, 도도도도 입으로 쏙 들어와. 엥? 도가 다섯 번이어야 하는데, 중간에 꿀벌이 한 알을 가져가버려서 네번밖에 안 되네?

<포도 꿀꺽>. 창비 제공
<포도 꿀꺽>. 창비 제공

이 포도, 햇님한테 던져주면 어떨까? 파란 청포도 알을 포오 하고 던졌더니, 뜨거운 햇님 볼에 통하고 맞는 순간 순식간에 보라색으로 익어서 다시 내 입에 쏙 들어왔어. 어, 더 맛있어졌네? 이번에 포도 알을 다섯 개 햇님한테 포포포포포 던지고 입을 아 벌려 기다리는데, 도도도독 돌아오는 건 포도씨뿐. 햇님이 뱉은 포도씨가 얼굴에 붙어서 수염 난 것처럼 돼 버렸군.

이번엔 포도 포도 하며 천천히 입에 한 알씩 넣었다가, 엄청 빠르게 퍼더 퍼더 퍼더 퍼더 마구 입으로 집어넣었어. 그걸 보고 구름이 침을 꿀꺽. 어느새 하늘 위에서 슥 내려와서 소쿠리에 있던 포도 한 송이를 입에 포동 삼켜버렸네. 그랬더니 구름이 갑자기 보라색이 되면서, 갑자기 포돗물 비가 내리기 시작했어!

포돗물 장대비에 금세 발목이 차더니, 어느새 으아아아 포돗물 속에 잠겨버렸어. 어푸어푸 수영을 해서 포돗물 위로 올라와봤더니, 세상이 거대한 포도주스 수영장이 된 거야. 와아! 햇님은 시원한 포돗물 위에 둥둥 떠서 뜨거운 몸을 식히고, 개미는 파도타기 중. 그런데 갑자기 큰 집채, 아니 태양계(?)만 한 포돗물 파도가 일더니 나도 햇님도 파도도 오두막도, 온세상을 삼켜버렸어! 어떻게 해야 하지?

&lt;포도 꿀꺽&gt;. 창비 제공
<포도 꿀꺽>. 창비 제공

<포도 꿀꺽>에선 심심한 세상을 타파하기 위해 꿀꺽 삼킨 포도가 재미있고 거대한 상상을 불러온다. 그 상상 속에서 햇님과 구름, 꿀벌은 같이 포도를 나눠먹고 수영을 즐기는 친구가 된다. <농부 할아버지와 아기 채소들>을 지은 신예 작가 현민경의 유머와 재치가 반짝이는 신작. 4살 이상.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그림 창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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