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혜가 다시 만난 여성
![젊은 시절의 레다(제시 버클리 역)는 두 딸의 육아로 갈등을 겪는다. <로스트 도터>의 스틸컷 젊은 시절의 레다(제시 버클리 역)는 두 딸의 육아로 갈등을 겪는다. <로스트 도터>의 스틸컷](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970/545/imgdb/original/2022/0818/20220818504060.jpg)
젊은 시절의 레다(제시 버클리 역)는 두 딸의 육아로 갈등을 겪는다. <로스트 도터>의 스틸컷
![](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300/444/imgdb/child/2022/0819/16608710905767_20220818504062.jpg)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l 한길사(2019) 대학교 영어강사 레다는 남편과 헤어지고 혼자서 두 딸을 키우다가 딸들을 캐나다에 사는 남편에게 보내고 해변으로 여름휴가를 떠난다. 한적했던 바닷가에 요란하기 짝이 없는 나폴리의 대가족이 몰려오면서 레다의 휴식을 방해하기 시작하는데, 그중 유독 레다의 시선과 마음을 잡아끄는 존재는 아름다운 젊은 엄마 니나와 니나의 딸 엘레나다. 레다는 인형 놀이에 흠뻑 빠진 두 모녀를 홀린 듯이 바라보다가 그리 아름답지 않은 자신과 두 딸의 관계를 떠올리며 끈끈한 모녀 관계를 이룬 것처럼 보이는 니나에게 질투 섞인 부러움을 느낀다. 레다는 모래밭에서 어린 엘레나가 가지고 놀던 인형을 발견하고 충동적으로 인형을 훔쳐 숙소로 돌아간다. 다음날 인형을 잃어버린 엘레나가 발작적으로 울음을 터뜨리며 니나를 힘들게 하고 나폴리의 대가족이 동원되어 절박하게 엘레나의 인형을 찾아다니는 모습을 보고서도 레다는 훔친 인형을 돌려주지 않는다. 인형은 레다의 마음 깊숙한 곳에 켜켜이 쌓여 있던 온갖 복잡한 감정들을 휘저어놓고 어두운 기억의 그림자는 유령처럼 불쑥불쑥 튀어나와 레다의 발목을 붙든다. 어린 레다에게 인형은 흔히들 생각하는 모성의 연습 대상이 아니라 좀처럼 곁을 내주지 않았던 어머니의 대체물이었다. 젊은 엄마였던 레다는 자신의 소중한 인형을 함부로 대하는 어린 딸에게 분노하며 아이 손에서 인형을 빼앗아 집 밖 아스팔트 도로로 던져버린다. 젊은 레다와 어린 딸은 발코니 너머로 인형의 폭력적인 죽음을 목격하고 만다. 이렇듯 소설 곳곳에서 인형은 상호적이 되지 못하고 자꾸만 어긋나는 모녀 관계의 다양한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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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잃어버린 사랑>을 원작 삼아 지난달 국내 개봉한 영화 <로스트 도터>의 스틸컷. 혼자 그리스로 여행을 떠난 중년의 레다(올리비아 콜맨). 소설 <잃어버린 사랑>을 원작 삼아 지난달 국내 개봉한 영화 <로스트 도터>의 스틸컷. 혼자 그리스로 여행을 떠난 중년의 레다(올리비아 콜맨).](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970/647/imgdb/original/2022/0818/20220818504059.jpg)
소설 <잃어버린 사랑>을 원작 삼아 지난달 국내 개봉한 영화 <로스트 도터>의 스틸컷. 혼자 그리스로 여행을 떠난 중년의 레다(올리비아 콜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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