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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K팝·드라마 말고, K시 있다!

등록 2022-07-26 08:00수정 2022-07-26 14:18

읻다출판사 ‘줄줄 프로젝트'
시인 12명 2편씩 4개 국어 번역
국외 에이전시 통해 배포하고
안톤 허, 최승자 작품 번역도 착수
읻다출판사가 한국 현대 시를 국외에 소개하기 위해 만든 번역 출판 에이전시 ‘줄줄 프로젝트’의 프랑스어판 카탈로그 표지. 읻다출판사 제공 (디자인 오혜진)
읻다출판사가 한국 현대 시를 국외에 소개하기 위해 만든 번역 출판 에이전시 ‘줄줄 프로젝트’의 프랑스어판 카탈로그 표지. 읻다출판사 제공 (디자인 오혜진)
최근 한국 소설들이 세계적인 권위의 부커상 후보에 오르는 등 한국 문학에 대한 외국의 관심이 부쩍 높아지는 가운데 한국 시를 국외에 소개하는 에이전시가 출범했다.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외국 시인들을 꾸준히 소개해온 읻다출판사가 만든 ‘줄줄 프로젝트’다. 첫 결실로 한국 시단에서 중요한 작품을 발표해온 동시대 시인 12명의 작품 2편씩을 각각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일본어로 번역해 묶은 카탈로그를 다음달 중순 내놓는다.

2020년 가을부터 ‘줄줄 프로젝트’를 준비해온 김현우 읻다출판사 대표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최근 한국 소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형 출판사들 중심으로 번역이나 저작권 관리 등이 체계화되는 데 비해 시는 아직 대산문화재단이나 한국문학번역원 등에서 선정되는 작품 중심으로 번역이 이뤄지고 있다”며 “작품 선정과 번역 등에 큐레이션 역할을 도입해 한국 시단을 체계적으로 외국에 소개하고자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카탈로그에 소개되는 시인 12명은 서울 대학로에서 시집서점 ‘위트앤시니컬’을 운영하는 시인 유희경 대표와 함께 지난 20년간 활발하게 활동해온 시인 가운데 성별과 연령대를 고르게 안배해 선정했다. 이제니, 백은선, 이수명, 신해욱, 강성은, 황유원, 황인찬, 이장욱, 문보영, 송승언, 이민하, 김행숙 시인이 그들이다. 해당 시인들과 함께 고른 작품 두편씩을 번역한 카탈로그는 발행 뒤 국외 주요 출판 에이전시와 문화원 등에 배포하고 가을에 열리는 ‘프랑크푸르트북페어’에서도 공개할 예정이다. 또 이들의 작품 10편씩을 모은 120편의 앤솔로지 시선집을 내년 국내외 발행 목표로 번역 작업이 진행 중이다.

김현우 대표는 “외국 시를 국내 출간하기 위해 국외 에이전시나 출판사 등과 논의할 때 한국 시 추천 요청도 많이 받는다”며 “그만큼 한국 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김혜순 시인이 유럽과 북미 등에서 상을 많이 타면서 고은 시인 이후 노벨문학상에 가장 근접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혜순 시인을 잇는 다음 세대의 시인들을 소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시를 외국어로 번역하는 작업은 소설보다도 까다로워 번역가를 찾는 작업이 쉽지 않다는 것도 에이전시를 만든 이유 중 하나다. 김혜순 시인이 국외에서 주목받은 이유 중 하나도 그의 작품들을 영어로 완성도 있게 번역한 최돈미 시인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이소호, 이혜미 시인의 작품을 번역해 전미번역상 후보로 지명받은 소제 번역가 등 13명이 참여했으며 김혜순-최돈미 시인의 협업처럼 시인과 번역가가 짝을 이뤄 브랜드처럼 지속적인 작업을 쌓아가는 것도 프로젝트의 목표 중 하나다.

또한 문학과지성사, 문학동네 등 오랫동안 시인선을 출간하며 방대한 작품 목록을 보유한 출판사들과의 협업도 진행 중이다. <저주토끼>를 번역한 안톤 허가 참여한 최승자 시인의 시·에세이 선집과 소제 번역가가 작업 중인 허수경 시인의 시·에세이 선집도 영어권 출간을 준비하고 있다. 김 대표는 “비영어권 번역자를 구하는 게 여전히 쉽지 않지만, 번역가 양성을 지원하는 번역원 등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수준 있는 번역가를 발굴하고 안정적으로 작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나가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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