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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큼털털한 우리 막걸리. 박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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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위스키, 사케 못지않은 K-술의 매력
탁재형 지음 l EBS B00KS l 1만6500원 막걸리는 ‘음주 다음날 머리 아픈 술’이란 오명이 억울하다. 본래 우리네 막걸리 맛의 원형은 쌀에 있다. 서긍은 <고려도경>에서 멥쌀로 빚은 술에 대해 “맛이 독해 쉽게 취하고 쉽게 깬다”고 기술했다. 숙취가 별로 없다는 소리다. 조선시대엔 멥쌀 대신 찹쌀을 사용하는 등 변주와 기록, 실험을 통해 우리 술이 한층 고급화되면서 그 문화가 화려하게 꽃 폈다. 이런 전통에 균열이 생긴 건, 5·16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 정권이 쌀 사용을 금지하면서부터다. 대신 정부가 허락한 재료는 수입 밀가루. 1977년에 쌀 사용이 가능해졌지만, 이미 밀가루 막걸리에 길들여진 소비자나 재료비 대비 수익을 따지는 양조업자들에겐 의미 없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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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우리 전통주. 박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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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로 빚은 막걸리. 박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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