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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책&생각] 알고 마시면 더 매력 있는 K-술을 소개합니다

등록 2022-07-22 05:00수정 2022-07-24 14:34

시큼털털한 우리 막걸리. 박미향 기자
시큼털털한 우리 막걸리. 박미향 기자

우리술 익스프레스
와인, 위스키, 사케 못지않은 K-술의 매력
탁재형 지음 l EBS B00KS l 1만6500원

막걸리는 ‘음주 다음날 머리 아픈 술’이란 오명이 억울하다. 본래 우리네 막걸리 맛의 원형은 쌀에 있다. 서긍은 <고려도경>에서 멥쌀로 빚은 술에 대해 “맛이 독해 쉽게 취하고 쉽게 깬다”고 기술했다. 숙취가 별로 없다는 소리다. 조선시대엔 멥쌀 대신 찹쌀을 사용하는 등 변주와 기록, 실험을 통해 우리 술이 한층 고급화되면서 그 문화가 화려하게 꽃 폈다. 이런 전통에 균열이 생긴 건, 5·16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 정권이 쌀 사용을 금지하면서부터다. 대신 정부가 허락한 재료는 수입 밀가루. 1977년에 쌀 사용이 가능해졌지만, 이미 밀가루 막걸리에 길들여진 소비자나 재료비 대비 수익을 따지는 양조업자들에겐 의미 없는 일이었다.

다양한 우리 전통주. 박미향 기자
다양한 우리 전통주. 박미향 기자

쌀로 빚은 막걸리. 박미향 기자
쌀로 빚은 막걸리. 박미향 기자

이런 우리 술 역사를 꼼꼼히 따져 의미와 문제점을 짚어낸 저자는 뜻밖에 양조업자가 아니다. 자칭 ‘제법 성공한 술꾼’인 그는 여행 다큐 피디다. 15년간 50개국을 취재해 지구촌 사람살이에 ‘정통’한 그는 <스피릿 로드>(2013년)를 출간한다. 하지만 그는 “정작 나고 자란 우리나라의 술에 대한 이야기는 빠졌다는 것”을 깨닫고 본격적으로 우리 술 탐구에 나선다. 그 결과 지금도 유령처럼 떠돌며 전통주 발전에 발목을 잡고 있는 폐단을 지적하기에 이른다. 그는 일제강점기 때 시행된 주세법을 대표적으로 꼽는다. 해방 이후 미 군정 또한 이 제도를 용인했고, 이후 정권이 바뀔 때마다 변화의 흐름이 감지되었지만, 우리 술 문화 발전이란 측면에선 흡족한 수준은 아니었다. 그는 ‘풍정사계’ ‘청산녹수’ ‘그랑꼬또’ 등 최근 다양해진 우리 술 양조에 희망을 건다.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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