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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둘이 여행하고 있습니다
황선우x김하나 지음 l 이야기나무 l 1만6000원 여행의 참맛은 낯설고 생경한 곳에서 또 다른 자신을 발견하는 것. 2019년 히트작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의 저자 김하나와 황선우가 여행을 떠났다. “‘정상가족’에 대한 생각을 깨트리고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보여주”려는 의도로 자신들의 삶을 숨김없이 세상에 드러냈던 두 여자가 이번엔 오스트레일리아 퀸즐랜드주로 향했다. 퀸즐랜드주는 행정도시 브리즈번의 마천루와 인근 지역의 열대우림이 특이하게 공존하는 휴양지다. ‘여자 둘’ ‘퀸즐랜드’를 키워드 삼아 떠난 여행에서 이들이 처음 마주한 것은 경이로운 동물들과 새파란 파도였다. 세계에서 세번째로 큰 섬 모튼 아일랜드. 섬 전체가 모래밭인 그곳에서 “못마땅한 표정으로” 둘을 쳐다보는 키 50㎝의 거대한 펠리컨을 만난다. 섬의 주인인 양 “기세가 등등”한 자태에서 인간과 함께 사는 이 지역 동물들의 존재감을 확인한다. 코가 큼직한 코알라는 “어이가 없을 정도”로 귀여워서 감탄하다가 특유의 “나른한 속도”에 “충격을 받는다.” 동시에 “다른 생명체를 나와 관계없는 미물, 타자가 아니라 나와 연결된 존재로 받아들일 때 작은 힘이라도 낼 수” 있음을 깨닫는다. “파도에 따귀를 여러 차례 맞고, 머리카락이 엉망이 되”어도 서핑은 마냥 좋다. “자연을 깊숙이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장마다 펼쳐지는 여자 둘의 여행기는 유쾌하고 호방하다. 자상하고, 흥겹다. 지난 2년간 코로나로 지속된 여행 암흑기가 마침내 막을 내렸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이들이 여행에서 찾아낸 ‘또 다른 자신’은? “문밖에 있는 삶”을 추구하는 여자 둘이다.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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