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도킨스 지음, 야나 렌초바 그림, 이한음 옮김 l 을유문화사 l 2만원 창공의 새처럼 훨훨 나는 꿈은 인류의 오랜 숙원이었다. 우리 시대의 가장 탁월한 과학자이자 저술가인 리처드 도킨스는 ‘비행’을 열쇳말 삼아 ‘날 줄 아는’ 동물과 ‘날기를 원한’ 인간을 비교하며 진화론의 비밀을 재미나게 풀어낸다. 15개의 장으로 이뤄진 이 책은 단순한 질문으로 시작해 명쾌한 답으로 끝낸다. 왜 비행이 쓸모가 있을까? 비행이 생존과 번식에 유리하다면 왜 일부 동물들은 날개가 퇴화됐을까? 날기에 좋은 조건은 뭘까? 비행기와 동물의 비행 작동 방식은 어떤 공통점이 있나? 중력에 맞서는 상태(무중력)는 우주에서만 가능한가? 그리고 근본적 질문. 지구의 생명체, 즉 ‘우리’는 왜 비행하려고 하는가. 비행은 유용하다. 높은 상공을 날며 넓은 시야로 먹잇감을 찾는 독수리를 보라. 높은 절벽 위로 날아올라 둥지를 틀면 안전도 담보된다. 하지만 대가가 따른다. 날개를 키우는 데도, 날갯짓을 하는 데도 에너지가 많이 든다. 뉴질랜드의 모아나 마다가스카르의 코끼리새처럼 포식자가 없거나 몸집을 키워도 되는 상황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후손들의 날개가 작아지는 이유다. 도킨스는 ‘트레이드 오프’, 즉 경제학적 타협으로 진화를 설명한다. 날개 있음의 유리함과 날개 없음의 유리함 그 어느 지점에서 절충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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