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한 나를 지켜줄 7가지 정의론
김범수 지음 l 아카넷 l 1만6000원 <한국 사회에서 공정이란 무엇인가>는 최근 한국 사회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인 ‘공정’에 대해 존 롤스를 비롯한 석학 7명의 정의론을 통해 해답을 구해보려는 시도다. 7개의 정의론은 롤스의 ‘평등주의적 정의론’, 로버트 노직의 ‘정의의 자격 이론’, 로널드 드워킨의 ‘자원의 평등 이론’, 아마르티아 센의 ‘역량 중심 정의론’, 마이클 왈저의 ‘다원주의적 정의론’, 아이리스 영의 ‘정의와 차이의 정치 이론’, 찰스 바이츠와 토머스 포기의 ‘세계정의론’이다. 지은이는 각 정의론의 주요 내용을 소개하는 한편, 이들을 한국 사회의 공정을 둘러싼 이슈들에 적용하면 어떤 결론이 도출될 수 있을지 추론해본다. 롤스라면 ‘선별적 복지는 공정한가’라는 질문에 어떻게 답했을까? 지은이의 해석에 따르면 롤스의 답은 긍정적이었을 것이다. 롤스의 ‘공정으로서의 정의’ 원칙은 기본적 자유를 최대 한도의 범위에서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게 보장하는 ‘평등한 자유의 원칙’, 모든 사람에게 동등한 기회를 보장하는 ‘기회 균등의 원칙’, 사회의 최소 수혜자에게 이익을 가져다주기 위해 소득과 부 등을 불균등하게 차등적으로 재분배하는 ‘차등의 원칙’으로 구성된다. 이 중 차등의 원칙은 사회의 최소 수혜자를 대상으로 한 선별적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때문에 선별적 복지는 공정의 원칙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노직에게는 ‘우리 사회의 소득 격차는 정당한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노직은 개인이 자신의 노동을 투입해 가치를 창출하고, 이렇게 창출한 가치를 자발적으로 교환, 증여, 양도, 유증한 결과로 나타나는 분배 구조는 그 자체로 공정하고 정의로운 것으로 본다. 따라서 노직의 관점에서 본다면 소득 격차는 재산 취득과 이전 과정에서 강제성과 불법 등이 없었던 이상 도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 공정한 것이다. 이외에도 ‘상속과 증여는 공정한가’(드워킨) ‘수능 시험은 공정한가’(센) ‘단순한 평등 분배는 공정한가’(왈저) ‘소수자 우대 제도는 공정한가’(영) ‘외국인 재난지원금 지급은 공정한가’(바이츠와 포기)같은 이슈들이 다뤄진다. 지은이는 어떤 정의론이 맞다고 단언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 사회의 공정담론이 최우선으로 염두에 두어야 할 사항은 분배 영역마다 공정의 기준과 정의의 원칙이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고, 그러한 전제 위에 각각의 영역에 적합한 기준과 원칙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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