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 많은 아이들을 위해
정답 주는 대신 바라보게 해
자유롭게 생각하는 아이 되도록
선명한 색감으로 상상력 자극
정답 주는 대신 바라보게 해
자유롭게 생각하는 아이 되도록
선명한 색감으로 상상력 자극
나 진짜 궁금해!
미카 아처 글·그림, 김난령 옮김 l 나무의말 l 1만5000원
아이의 호기심은 길을 가거나 공원을 거닐 때 수시로 터졌다. 처음엔 아빠가 기자라서 질문이 많은 줄 알았다. ‘역시 피는 못 속이는구나!’라고 미소 지었지만, 착각을 깨는 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조카 역시 ‘이건 뭐예요? 저건 뭐예요?’라고 옆에서 묻기 일쑤였으니까. ‘아이들은 원래 궁금한게 많구나!’
<나 진짜 궁금해!>는 궁금한 게 진짜 많은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이다. 에머랄드 빛 소파에서 놀다 심심해진 두 아이는 집 밖으로 나간다. 집 밖엔 숲과 나무, 강과 바다가 기다리고 있었다. “해는 세상의 전등일까?” “물안개는 강의 이불일까?” “나무는 하늘의 다리일까?” “뿌리는 식물의 발가락일까?” 두 아이는 매일 만나는 자연의 풍경이지만 기발한 질문을 하나씩 던지며 세상을 깊이있게 탐구한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탐험을 마친 아이들은 어둑어둑한 밤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온다. 해로 시작해 달로 마무리하는 여정은 세상이 궁금함과 호기심으로 가득찬 공간임을 깨닫게 해준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의 크기만큼 상상력도 한 뼘 더 자란 것은 물론이다.
이 책의 장점은 그림에 있다. 짤막한 질문에 대한 답을 주는 대신 질문을 천천히 바라볼 수 있게 풍성하고 화려한 그림으로 가득 채운 것. 그림을 그린 저자 미카 아처는 수제 고무 도장을 활용하고, 유화물감을 더해 선명하고 화려한 색감을 넣었다. “다문화 교육을 전공하고 오랫동안 아이들을 가르친 경험 덕분에 작가의 작품 속 주인공들은 늘 자유롭게 생각하는 존재로 그려진다”고 출판사는 전했다. 미카 아처는 이 책으로 미국 어린이도서관협회(ALSC)에서 주관하는 그림책상인 ‘칼데콧 아너’를 2022년 수상했다.
다시 봄이다. 코로나19는 점차 물러날 기세이고, 벚꽃이 피기 시작했다. 마스크를 쓰고 나가더라도 아이들은 ‘나 진짜 궁금해!’를 외칠 것이다. ‘해는 세상의 전등인지’ 물어보는 아이에게 답하다 보면 어른도 한 뼘 자랄 것 같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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