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시인의 마을] 가거도行(행) - 박관서

등록 2022-03-11 05:00수정 2022-03-11 09:13

밀려난 꿈은 가장자리가 가장 깊다

사는 일에 목을 걸고 맴을 돌다

국토의 맨 끝 가거도에 이르러

이웃 나라 닭 울음에 귀 기울이고 있는

녹섬 앞 둥구회집 평상에 앉아

검정 보리술로 목을 헹구면

박혀 있던 낚시미늘마저 따뜻해진다

밤 깊은 동개해변 찰랑거리는

둥근 달빛에 젖어 흠뻑

사는 일 흔적도 없이 지워져

남의 나라 남의 일이 될 즈음에야

새로워진 나를 만난다 스스로 깊어진

가장자리를 만난다 생무릎 꺾여

밀려나보지 않은 이들은 평생을 살아도

가거도에는 이르지 못하리

-시집 <광주의 푸가>(삶창)에서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