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으로 분석한 ‘타인과 관계 맺기’
두뇌 크기·기능에 근거한 우정의 규모 ‘던바의 수’ 제시
두뇌 크기·기능에 근거한 우정의 규모 ‘던바의 수’ 제시
과학이 우정에 대해 알려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
로빈 던바 지음, 안진이 옮김 , 정재승 해제 l 어크로스 l 2만 2000원 누구에게나 익숙하지만 한편으론 막연한 ‘우정’의 실체를 과학적으로 이해해보게 하는 책이 나왔다. 세계적 진화인류학자인 로빈 던바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는 <프렌즈>에서 수많은 동료들과 함께한 방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우정에 대한 모든 것을 분석해냈다. 지은이는 “인간 두뇌의 크기와 기능이 인간관계 규모에 대한 한계를 규정한다”는 가정 아래 ‘던바의 수’를 제시했는데, 그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는 각자 150명 정도의 사람과 우정을 나누며 살아간다. 온라인 사회관계망에서 그 이상의 무수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있는 이들은 “유지할 수 있는 친구 수의 한계”를 150으로 정한 것에 의문이 들지 모르지만 지은이는 다양한 연구 결과로 이해를 돕는다. 또 5명, 15명, 50명, 150명, 500명, 1500명이라는 형태로 나아가는 ‘우정의 원’을 통해 사회적 네트워크를 설명하는데 각각의 층은 “특정한 접촉 빈도, 감정적 친밀도, 도움을 주려는 의지”와 관련이 있음을 밝힌다. 이런 수치는 “나의 삶에서 어떤 친구에게 더 많은 시간을 쓸 것인가”라는 고민으로 이끌며, 한정적 재화인 시간을 누구와 나눌지 생각해봄으로써 막연하게 체감하던 우정을 분석적으로 바라보게 한다. “우정은 커피 한잔을 마시면서 마법처럼 뚝딱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다.” 또 우정이 우리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우리는 어떤 상대와 친구를 맺으려 하는지, 우정을 견고하게 만드는 요소들은 무엇인지 등에 관해서도 짚는데, ‘프렌즈’라는 간결한 제목 아래, 오랜 시간에 걸쳐 이뤄진 연구 결과들이 묵직하게 집약됐다. 강경은 기자 free192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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