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적 문화연구 개척 강내희 전 중앙대 교수
서울의 사회역사적 형성 짚으며 ‘삶의 공간’으로 재탄생 모색
서울의 사회역사적 형성 짚으며 ‘삶의 공간’으로 재탄생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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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도시적 형태의 시학
강내희 지음 l 문화과학사 l 2만9000원 소설가 이호철이 이미 1960년대에 “서울은 만원”이라고 했지만, 1980년대 초까지 그것은 대체로 강북에 국한된 현상이었다. 전체적으로 둥그런 모양에 관통하는 한강을 품고 있으며, 고층건물을 위주로 다양하고 커다란 인공 건조물들이 빼곡하게 들어 찬, 또다른 도시들을 외곽에 달고 있는 오늘날 서울이 드러내고 있는 모습은 80년대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형성됐다고 볼 수 있다. 비판적 문화연구를 개척해온 강내희 <문화/과학> 발행인(전 중앙대 교수)은 새 책 <서울의 생김새>에서 이 같은 서울의 생겨먹은 꼴이 어디에서 비롯했는지 파헤치려 시도한다. 부제에 ‘도시적 형태’와 ‘시학’이란 말을 함께 넣은 데에는, 사회역사적인 산물로서 도시의 형상을 연구하는 한편 더 나아가 이를 “새롭게 전유하고 창조해야 할 대상”으로 보겠다는 방향 설정이 담겼다. 지은이는 “시학적 관점의 대상인 도시적 형태는 자본주의적 성격을 지닌다는 점에서 그것을 자본의 운동, 그 가치법칙과의 관계를 통해서 살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제시한다. 마르크스를 참고할 때, 가치는 생산되고 실현되고 분배되는 과정에서 계속 새로운 형태로서 나타나며 이는 도시 역시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지은이는 서울의 자본주의적 도시화는 크게 두 차례의 순환을 거쳤다고 본다. 첫번째 순환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시작된 60년대 초에서 시작해 노태우 정권에 의해 추진된 주택 200만호 건설 사업이 종료된 90년대 초까지이다. 두번째 순환은 외곽에 신도시들이 건설되고 수도권 전체의 도시화가 진행된 90년대 초부터 시작됐다. 특히 제2차 한강종합개발은 서울과 수도권의 핵심적인 사회적 하부시설을 조성했을 뿐 아니라, 신군부의 자유주의적 문화정책과 어울려 이전에 없던 신자유주의적 축적 논리를 공간화한 사회공학적 기획이기도 했다. ‘마이카’ 시대의 도래, 레저의 대중화 등으로 “사람들은 노동력으로서 가치의 생산에 동원됨과 함께 소비자 주체로서 가치의 실현에도 집중적으로 동원되기 시작”했다.
![서울 한강변에 세워진 아파트 단지의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서울 한강변에 세워진 아파트 단지의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640/276/imgdb/original/2021/1125/20211125503953.jpg)
서울 한강변에 세워진 아파트 단지의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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