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100점이어야 치킨을 사준다니…
수학도, 축구도 못하는 난 평범한 걸까
“평범하게 사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야”
나 자신을 찿아가는 아이의 내면 여행
수학도, 축구도 못하는 난 평범한 걸까
“평범하게 사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야”
나 자신을 찿아가는 아이의 내면 여행
김영진 글·그림 l 길벗어린이 l 1만3000원 “수학 시험을 봤다. 아직 채점을 안 했지만 다 틀린 것 같다. 도대체 누가 수학이라는 걸 발명해 낸 걸까? 정말 못된 사람인 게 분명하다.” 수학 시험을 100점 맞아야 치킨 두 마리를 사준다는 엄마의 말을 들었건만, “난 평생 치킨을 못 먹을지도 모른다”는 ‘그린’이. 김영진 작가의 새 그림책 <나는 너무 평범해>는 ‘평범한’ 아이 그린이의 성장기를 그린 이야기다. 그린이는 학교에서 ‘나에 관한 글’을 써오란 숙제에 막막하기만 하다. 수학도 못하고, 민철이처럼 축구도, 지현이처럼 피아노도 잘 치지 못한다. ‘엄마 친구 아들’은 다 잘 한다는데 그린이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나에 관해 뭘 써야 할지 하나도 생각이 안 난다”는 그린이는 수업 시간에 “세상 모든 것이 조화를 이뤄 아름다움을 만든다”는 선생님 말을 듣고, 엄마 아빠와 함께 놀러갔던 바다, 오이소박이가 정말 맛있는 할머니집을 떠올린다. 평범해서 그냥 지나쳤지만 자신의 순간들을 기억해낸 그린이의 글을 보고, 선생님은 “특별한 눈을 가졌다”고 칭찬한다. “나도 조금은 특별해진 걸까?” 아빠는 그린이와 함께 공원을 산책하다 이렇게 말해준다. “그린아, 아빠는 평범한 것이 나쁜 게 아닌 것 같아. 평범하게 사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야. 아빠는 평범함과 특별함을 왔다갔다하는 게 삶인 것 같아.” ‘아리송’한 자신을 찾는 그린이의 이야기는 그린이 마음속을 들여다보는 듯한 그림을 만나 볼거리를 더한다. 이제까지 김영진 그림책 시리즈가 통통 튀고 발랄한 그림 스타일이었다면, <나는 너무 평범해>는 잔잔하고 따뜻한 감성이 물씬 풍기는 수채화로 그렸다. 물론 치킨을 다시는 못 먹을 것 같다며 치킨과 눈물의 포옹을 하는 장면이나, 수학이 싫은 어린이가 ‘수학 괴물’이 어떻게 생겨났을지 상상하는 장면은 한참 동안 눈을 잡아 끌며 웃음 짓게 한다. 7살 이상. 이완 기자 wani@hani.co.kr 그림 길벗어린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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