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류와 갈등의 역사
서강대학교 유로메나연구소 기획, 박단 엮음 l 에코리브르 l 2만5000원 문명이 끊임없는 갈등과 교류의 결과라는 점을 염두에 두면, 유럽이라는 지역은 오늘날의 북아프리카와 중동, 곧 ‘메나’(Middle East & North Africa) 지역과 떼어놓고 생각하기 어렵다. 십자군 전쟁과 레콩키스타, 근대 이후 제국주의 역사에 이르기까지 “이슬람의 영향력을 도외시한 유럽사, 유럽의 영향력을 무시한 메나 지역의 역사 연구는 그 한계가 너무 뚜렷”할 수밖에 없기에 종합적인 렌즈로 유럽과 메나를 한데 묶어서 보는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역사 속의 유로메나>는 이런 필요성을 인식한 국내 학계에서 내놓은 성과물이다. 2019년 설립된 서강대학교 유로메나연구소의 ‘유로메나’ 관련 학술대회에 25명에 달하는 다양한 국내 학자들이 참여했고, 그 내용을 단행본으로 담았다. 엮은이인 박단 서강대 교수(사학)는 프롤로그에서 “(국내 학계에서) 여전히 한국사, 동양사, 서양사라는 틀 안에 함몰되어 더 넓은 시야로 역사를 바라보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고 “유럽과 메나 지역 두 문명권의 갈등과 교류에 관심을 가진 국내 학자들의 글을 체계적으로 종합했다는 사실은 무엇보다 획기적인 시도”라고 자평했다.
1282년께 맘루크 술탄국에서 만들어진 아스트롤라베. 위키미디어 코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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