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Book] 홍순철의 이래서 베스트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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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윤 지음 l 북로망스(2021) 유튜버들의 활약이 대단하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재테크 열풍을 타고 경제 관련 유튜버들은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고, 그 인기는 영상뿐 아니라 출판 시장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김작가티브이(TV)’는 구독자수 93만 명을 자랑하는 인기 유튜브 채널이다. 삼프로티브이, 슈카월드, 신사임당 등 대형 유튜브 채널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김작가티브이를 운영하는 김도윤 작가는 ‘인터뷰 전문가’로 불린다. 실제로 김작가티브이에는 유명 펀드 매니저, 슈퍼 개미, 전업 투자자, 부동산 투자 전문가, 자기계발 전문가들과의 인터뷰 영상이 넘쳐난다. 존리, 염블리, 홍춘욱 등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웬만한 투자 전문가들의 영상도 올려져 있다. <럭키>는 김도윤 작가(이하 ‘김작가’)의 8번째 책이다. 유튜브 채널의 엄청난 인기에 힘입어 출간되자마자 주요 서점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갔다. “서른 살에 고향 대구를 뒤로한 채 꿈을 위해 서울에 올라왔습니다. 서른한 살에 자기계발 분야 첫 책을 낸 이후 총 7권의 책을 출간하는 동안 대부분 제 목표보다는 낮은 결과에 실망하고 힘든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한권, 한권, 한권 책을 냈고 10년 만에 8번째 책 <럭키>가 세상에 나왔습니다. (…) 제가 <럭키> 책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은 딱 한 가지입니다. 운은 ‘준비’된 자에게 온다. 준비는 ‘노력’한 사람의 것이다. 노력은 나의 ‘선택’에 따른 것이다. 그 선택은 결국 ‘내가’ 하는 것이다.” 서른 살까지 스스로 지겹게도 운이 없다고 생각했던 김작가는 천 명이 넘는 성공한 사람들을 만난 후 이제는 스스로를 가리켜 ‘운이 참 좋은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게 됐다고 전한다. 성공한 사람들이 인사치레로 했던 말, ‘운이 좋았어요.’ 김작가는 성공한 사람들이 한결같이 운을 언급하는 것을 들으며, 이 말의 무게감을 다르게 느꼈다고 한다. <럭키>는 ‘운(運)’에 대한 책이지만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와 같은 뜬구름 잡는 식의 애매모호한 ‘끌어당김의 법칙’을 전하기보다는 ‘인생을 대하는 태도’와 ‘사람을 대하는 마음가짐’을 알려준다. 성공한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사람, 관찰, 속도, 루틴, 복기, 긍정, 시도 등, 운을 만드는 일곱 가지 열쇠를 소개한다. 운에 관한 다른 책들과 비교해 고개가 끄덕여지고 공감할 수 있는 문장을 여럿 만날 수 있다. 사람들은 운에 대해 일종의 거부감을 느끼면서도 이성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신비로운 현상이 존재한다는 것은 인정한다. ‘운칠기삼’을 들먹이며 성공하기 위해서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운도 따라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일까. <운을 읽는 변호사> <돈보다 운을 벌어라> <운의 알고리즘> <운, 준비하는 미래> <2억 빚을 진 내게 우주님이 가르쳐준 운이 풀리는 말버릇> <부자의 운> <더 해빙> 등, 운에 관한 책은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서점가에 등장해 베스트셀러가 된다.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변수 앞에서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 계속되면서, 운의 비밀을 알려준다는 역술인들과 도사들은 성업 중이다. 홍대 앞을 비롯해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거리에서는 사주나 운세, 타로 간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운을 완전히 무시할 수 없겠지만, 운에 의존하고, 운을 기대하는 젊은 세대들의 현실이 서글프게 느껴진다. BC에이전시 대표, 북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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