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그림 즐긴 숙종, 꽃 탐닉한 연산군

등록 2021-10-15 05:00수정 2021-10-15 15:14

조선의 은밀한 취향

곽희원 외 11명 지음 l 인물과사상사 l 1만7000원

“좋아하는 완상물은 없지만/ 오직 이름 있는 그림은 즐긴다네./ 이 때문에 그림을 많이도 모았는데/ 역시 뛰어난 것만을 모으는 버릇이 되었다네.” 자신이 그림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고백하는 동시에 그림을 보는 안목을 은근히 자랑하는 이 글은 조선시대 19대 왕인 숙종이 쓴 것이다. 숙종은 실제 많은 그림을 모았고, 그림에 대한 감상평만 100수 이상을 남겼다. 섭렵한 그림의 주제도 산수, 동물, 인물, 풍속, 역사 등을 망라했다.

숙종이 그림 감상을 즐겼다면 10대 왕이었던 연산군은 꽃 가꾸기가 취미였다. <연산군일기>에는 연꽃, 작약, 들국화, 모란, 영산홍, 해바라기 등이 등장하며, 연산군은 각 꽃의 생태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을 정도로 꽃에 대한 조예가 깊었다고 한다. 하지만 재위 말기로 갈수록 취미 수준을 넘어 각종 신기하고 품질 좋은 꽃들을 수집하려는 집착으로 변질됐다. “영산홍 1만 그루를 후원에 심으라”라는 명을 내리고, 도성 안 민가에 기이한 화초가 있으면 뽑아오게 할 정도였다.

<조선의 은밀한 취향>은 일상 속의 소소한 소재들에 얽힌 조선 왕들과 왕실 가족들의 일화를 소개한 책이다. 홍시·앵두·순무 같은 먹을거리부터 고양이·원숭이·말 등 동물, 소설·당구·도박·사냥·활쏘기·판소리·인장·불꽃놀이 등 취미와 오락에 이르기까지 31가지 다채로운 소재를 다룸으로써, 궁중 암투나 정쟁이 아닌 왕실의 사적인 취향과 애호를 엿볼 수 있게 해준다. 12명의 국립고궁박물관 학예연구사들이 나눠서 집필했고, 관련된 그림, 문서, 사진 등의 이미지를 풍부하게 곁들여 이해를 도왔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신라왕실 연못서 나온 백자에 한글 ‘졔쥬’ ‘산디’…무슨 뜻 1.

신라왕실 연못서 나온 백자에 한글 ‘졔쥬’ ‘산디’…무슨 뜻

‘소방관’ 곽경택 감독 호소 “동생의 투표 불참, 나도 실망했다” 2.

‘소방관’ 곽경택 감독 호소 “동생의 투표 불참, 나도 실망했다”

이승환, 13일 윤석열 탄핵 집회 무대 선다…“개런티 필요 없다” 3.

이승환, 13일 윤석열 탄핵 집회 무대 선다…“개런티 필요 없다”

탄핵 집회에 힘 싣는 이 음악…‘단결한 민중은 패배하지 않는다!’ 4.

탄핵 집회에 힘 싣는 이 음악…‘단결한 민중은 패배하지 않는다!’

탄핵 힘 보태는 스타들…“정치 얘기 어때서? 나도 시민” 소신 발언 5.

탄핵 힘 보태는 스타들…“정치 얘기 어때서? 나도 시민” 소신 발언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