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book]
미국 역사가…자본주의로 사유화된 삼림·강 등 ‘공통장’ 문제 천착
1970년대~2008년 금융위기 직후 쓴 글 묶음…공통장 저항의 역사
미국 역사가…자본주의로 사유화된 삼림·강 등 ‘공통장’ 문제 천착
1970년대~2008년 금융위기 직후 쓴 글 묶음…공통장 저항의 역사
공통장, 인클로저 그리고 저항
피터 라인보우 지음, 서창현 옮김 l 갈무리 l 2만2000원 “법은 사람들을 가두어 놓지/ 공통장에서 거위를 훔치는 사람들을./ 하지만 더 나쁜 놈들은 풀어주지/ 거위에게서 공통장을 훔치는 놈들을.” 잉글랜드가 산업혁명을 바탕으로 식민지배를 확대하던 17세기 아일랜드에서는 이런 익명의 시가 널리 알려졌다. 자본주의는 사람들이 경계 없이 누리던 땅과 물, 산림 등(‘공통장’·commons)에 울타리를 쳐 사적 소유의 경계를 세우고(‘인클로저’), 울타리를 넘는(‘저항’) 이들은 범죄자가 되어 처벌을 받도록 세상을 바꾸어 놓았다. 토지와 바다, 숲과 강을 훔친 사람과 거위를 훔친 사람 가운데 우린 누구에게 “도둑이야!” 소리쳐야 할 것인가? <도둑이야!>(원저는 2016년 출간)는 미국의 역사가 피터 라인보우(79)가 1976~2013년에 걸쳐 쓴 열다섯편의 글을 모은 책이다. 대부분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 쓴 것이다. 지은이는 18세기 영국의 사형제도와 범죄의 역사를 다룬 <런던 교수형>, 17~19세기 대서양 자본주의 속 ‘다중’의 저항을 다룬 <히드라>, ‘마그나카르타’(대헌장)의 잘 알려지지 않은 짝인 ‘삼림헌장’의 의미를 새긴 <마그나카르타 선언>, 메이데이에서 ‘적색’뿐 아니라 ‘녹색’의 기원까지 읽어낸 <메이데이> 등 여러 저작에서 일관되게 공통장과 인클로저, 그리고 이에 대한 저항의 역사를 천착해왔다.
‘공통장’을 연구해온 역사가 피터 라인보우. 위키미디어 코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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