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스테스’ 책속으로
이방인: 소피스테스에 관해서 내게 다음을 말해 주게나. 그가 ‘실재의 모방자’인 일종의 요술쟁이라는 사실이 이미 분명해졌는가? 아니면 우리는 그가 능히 반론을 펼 수 있다고 여겨지는 모든 것들에 관해서도 실제로 지식을 지니고 있다는 데 아직도 의문을 갖고 있는가?
테아이테토스: 그가 장난에 관여하는 사람들 가운데 한 사람이라는 것이 이미 거의 분명합니다.
이방인: 이 말은 대담하게도 비존재가 존재라고 가정하고 있네. 왜냐하면 거짓이란 달리 존재할 수 없을 테니까 말일세. [거짓이란 비존재를 존재라고 말하는 것일세] 그런데 여보게, 위대한 파르메니데스님께서는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돌아가실 때까지 산문으로든 운문으로든 이렇게 말하지 않으셨던가? “비존재가 존재한다는 생각이 서지 못하게 하라. 그대는 탐구에 있어 이 길에서 멀리 떨어져 사유하라.” 하지만 우리는 이 생각을 시험에 부쳐 과연 그런지 따져보아야 할 것일세.
이방인: 지식인이 아니면서 지식인 흉내를 내는 짓, 논의를 통해 자가당착으로 몰고 가는 짓. 지식도 없으면서 아는 척 하는 짓, 이미지들을 가지고서 사람들을 속이는 짓, 바로 이런 짓들이야말로 소피스트들의 전매특허라고 말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실이라 해야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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