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의 세계화로 본 인류의 미래
제프리 삭스 지음, 이종인 옮김 l 21세기북스 l 3만2000원 지속가능한 인류의 미래라는 주제를 천착해 온 석학 제프리 삭스가 이번에는 ‘세계화’라는 테마를 통해 7만년에 이르는 인류의 역사를 되짚어 봤다. 그는 지리와 기술, 제도라는 3가지 요인의 상호작용에 따라 인류가 원시수렵·농경·기마·고전·해양·산업·디지털시대라는 7번의 세계화 과정을 경험해 왔다고 진단한다. 세계화를 거치며 인류는 여러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다양한 문화를 함께 즐기며, 상품과 자원의 교환을 통해 생산성을 극대화해 삶의 질을 향상할 수 있었다. 세계화가 진전될 때마다 한 단계씩 ‘업그레이드’하는 인구수 증가율이 그 방증이다. 그러나 세계화는 하나로 연결된 인류가 공통의 위기를 맞닥뜨리게 되는 요인이기도 하다. 환경 파괴와 불평등은 전 지구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극대화된 국력의 불평등으로 제국주의적 침략과 세계대전이 벌어지기도 했고,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유럽에서 건너온 전염병에 속절없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세계화의 ‘대차대조표’를 꼼꼼히 따져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국제적 협력을 모색해야 하는 까닭이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을 관통하고 있는 현대인들로선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의 극복 과정을 되새겨봄 직하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발원한 바이러스는 1970~80년대 전 세계로 번져, 수천만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과학계는 신속하게 에이즈를 통제 가능한 질환으로 완화하는 의약품을 개발했고, 전세계 시민사회는 ‘에이즈·폐결핵·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글로벌 펀드’를 조성해 의약품 분배에 나섰다. 질병 확산과 극복 과정에서 세계화의 명암을 발견할 수 있는 귀중한 경험인 셈이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