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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괴로운 숙제, 이렇게 해보면 재밌을걸?

등록 2021-07-16 04:59수정 2021-07-16 10:07

방학 숙제 1등을 향한 세 소년의 모험기
친구의 진정한 의미 되새기는 장편동화

여름 방학 숙제 조작단
이진하 글, 정진희 그림/사계절·1만1000원

<여름 방학 숙제 조작단>은 교훈과 재미를 모두 잡은 장편동화다. 유익하지만 진부할 수 있는 교훈과 웃기지만 불량할 수 있는 재미를 모두 제공하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누구나 괴로운 기억 하나쯤 있는 방학 숙제란 녀석을 상대로 도전에 나서는 세 주인공의 좌충우돌을 통해 ‘진짜 배워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곱씹게 하는 솜씨가 돋보인다.

오준보는 숙제 하라는 엄마에게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라는 속담 모르”냐며 숙제를 하길 바라는 엄마가 하는 게 바르다고 받아치는 맹랑한 꼬마다. 하지만 숙제로 상을 타면 ‘플레이스토리’ 게임기를 사주겠다는 말에 개그맨이 꿈인 단짝 친구 방구봉과 머리를 맞댄다. 또 제대로 숙제를 해 본 적 없는 둘만으론 역부족임을 깨닫고 반 1등이자 준보의 짝인 ‘재수 없는’ 구경수를 끌어들인다.

이렇게 구성된 숙제 조작단은 ‘전설의 1등 숙제’를 달성하기 위한 모험에 나선다. 친구들이 가장 꺼릴 법한 과제 3개를 고른 이들은 차례대로 퀘스트(과제)를 달성해 나간다. 첫째, 동시 쓰기. 일당은 티격태격하는 가운데 정말 하고 싶은 말을 담자 근사한 시가 나온다는 것을 깨닫는다. 둘째, 관찰 보고서 쓰기. 기르는 반려동물도, 잡을 곤충도 없는 이들은 기발하게 ‘엄마 관찰 보고서’를 쓸 생각을 떠올린다. 마지막, 현장 체험 학습. 체험 학습용 돈을 피시방 한 번 안 가본 구경수에게 게임의 세계를 선사하느라 허비한 이들은 돈을 거의 들이지 않고 탐방할 수 있는 동네 구석구석을 다니기로 한다. 늘 보던 곳에서 생각지 못한 배움을 얻는다.

그럴싸한 방학 숙제가 마련될 즈음 ‘안 좋은 친구들’과 어울린다며 아버지에게 혼난 구경수가 거리를 두게 되고, 이에 발끈하는 준보와, 준보를 따르기만 하던 구봉이가 반기를 들자 셋에겐 진짜 시련이 닥친다. 진정한 친구란 무엇일까. 하기 싫었던 숙제도 친구와 함께 하면 하고 싶은 모험이 된다.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을 이루었을 때 숙제는 성장의 양분이 된다. 작가의 말처럼 “‘함께’하는 일이 이렇게 어려웠던 적이 없는” 요즘, 이 책은 아이에게 숙제의 진짜 의미를 가르쳐주는 동시에 어른에겐 아이들에게 어떤 경험을 주는 게 맞을지 고민해보라는 새 숙제를 던져준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그림 사계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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