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거울이 소원 들어줘도 답 찾는 건 쉽지 않아

등록 2021-07-02 04:59수정 2021-07-02 09:26

500살 소원 거울
권혁진 글, 김다정 그림/다섯수레·1만3000원

무엇이든 이루어주는 신물에 대한 이야기는 적지 않다. 도깨비 방망이 전래 동화라든지, 램프의 요정 이야기 같이 말이다. <500살 소원 거울> 역시 소원을 이루어주는 신기한 거울 이야기다. 하지만 전혀 따분하지 않다. 지금 아이들이 쓰는 말과 할 법한 고민이 요술 거울 설정과 절묘하게 어우러져 신나게 읽힌다.

선우는 꼬맹이란 별명이 너무 싫다. 특히 마음에 두고 있는 같은 반 서율이 앞에서 친구들이 놀리는 것은 끔찍하다. 할머니가 어디선가 받아 오신 낡은 거울 앞에서 “키가 크면 좋겠다…”를 중얼거린 순간 거울 속 내가 부쩍 크는 게 아닌가! 깜짝 놀라 거울에 댄 손이 속으로 들어가기까지 한다. 그렇게 온몸을 넣었다 빼었더니 현실의 선우 키는 커지고 작은 선우는 거울 안에 남았다. 하지만 마법은 한계가 있었다. 잠을 자고 나면 원래 키로 돌아온다. 키를 유지하려면 남 몰래 거울에 다시 들어갔다 나와야 한다.

큰 키로 자신 있게 등교한 선우. 친구들 놀림은 잦아지고 자신은 당당한 것 같다. 음악 시간 준비물 단소를 가져오지 않은 서율이에게 할머니가 주신 단소도 건넸다. 하지만 아뿔싸, 오후에 깜빡 졸았을 뿐인데 키가 원래로 돌아온 것 아닌가. ‘그래, 친구들이 모두 집에 갈 때까지 자리에서 일어나지 말자.’ 모든 친구가 하교할 때까지 공부하는 척하던 선우가 교실 문을 나섰을 때 서율이가 다가오는데….

맛있는 음식만 먹고 싶은 주원이, 착한 아이는 그만하고 싶은 하린이, 싫은 일을 대신해 주는 내가 또 있으면 좋겠다는 도현이 등 한 번쯤 꿈꿔봤을 소원에 대한 이야기가 책에 다채롭게 담겼다. 동시에 쉽게 소원을 이룸으로써 빚게 되는 갈등이 현실감 있게 그려진다는 점이 이 책의 미덕이다. 거울이 주는 쉬운 해답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점을 아이들이 스스로 깨닫고 성장하게 한다. 초등 3~4학년.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경복궁 주변 파봤더니 고려시대 유물이 줄줄이? 1.

경복궁 주변 파봤더니 고려시대 유물이 줄줄이?

‘오징어게임2’ 영희 교체설에 제작진 “사실은…바뀌지 않았죠” 2.

‘오징어게임2’ 영희 교체설에 제작진 “사실은…바뀌지 않았죠”

60년 저항의 비평가 “요즘 비평, 논문꼴 아니면 작가 뒤만 쫓아” [.txt] 3.

60년 저항의 비평가 “요즘 비평, 논문꼴 아니면 작가 뒤만 쫓아” [.txt]

‘아메리칸 파이’는 윤석열의 미래를 예언했을까 4.

‘아메리칸 파이’는 윤석열의 미래를 예언했을까

OTT 보는 나, 오늘도 패배했다 [.txt] 5.

OTT 보는 나, 오늘도 패배했다 [.txt]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