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자가 부산의료원에 도착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코로나19 음성확인서’를 제출하고 입국한 인도네시아인들이 무더기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방역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17일 부산시 역학조사팀은 이달 △11일 13명 △13일 7명 △14일 1명 △15일 3명 △16일 2명 등 인도네시아인이 26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부산항에 정박한 선박의 선원으로 일하기 위해 지난달 31일~지난 12일 인도네시아를 출발해 인천공항으로 입국했다. 이들은 고속열차 등을 타고 부산에 도착한 직후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거나, 격리된 임시생활시설에서 지내다 양성 판정을 받았다.
문제는 이들이 입국하면서 인도네시아 의료기관이 발급한 코로나19 검사 음성확인서를 제출했다는 점이다. 질병관리청은 모든 입국자는 출국하는 나라의 의료기관에서 72시간 이내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은 뒤 음성확인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음성확인서가 없으면 입국 자체가 불가능하다.
음성확인서를 제출한 뒤 입국 과정 또는 격리시설에서 뒤늦게 감염됐을 수도 있지만, 엿새 동안 특정 국가 출신 26명이 양성 판정을 받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에 부산시는 인도네시아인들이 제출한 음성확인서가 조작됐거나 인도네시아 의료기관의 검사가 잘못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입국자들이 고속철도 전용칸 등 별도 교통편을 이용했고, 임시생활시설도 격리돼 있는 만큼 지역사회 감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시 역학조사팀 관계자는 “입국하고 하루 내지 이틀 만에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검사와 격리시설에서 확진됐기 때문에 인도네시아에서 감염된 상태로 잠복기에 입국한 것으로 추정한다. 질병관리청이 음성확인서 위조 여부와 검사의 신뢰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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