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대 부산교대 총장 후보 선거에서 1위를 차지한 박수자 부산교대 교수. 부산교대 제공
부산교육대학(부산교대)이 8년 만에 전체 교수·직원·조교·학생이 참여하는 직접선거로 총장 후보를 선출했다.
부산교대 8대 총장 후보 선거를 위임받은 부산 연제구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5일 두 명이 겨룬 8대 부산교대 총장 후보 결선투표에서 51.1%를 득표한 박수자 후보(국어교육과 교수)가 1위, 48.86%를 득표한 이용섭 후보(과학교육과 교수)가 2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날 4명이 겨룬 1차 투표에선 29.18%를 득표한 이 후보가 1위를, 29.07%를 득표한 박 후보가 2위를 차지했다. 3위 심상교 후보(국어교육과 교수)는 25.43%, 4위 우길주 후보(영어교육과 교수)는 16.31%였다. 절반 이상 득표자가 없어서 두 후보가 결선투표를 했는데 박 후보가 역전한 것이다.
부산교대총장추천위원회는 곧 두 후보의 도덕성과 논문 표절 등의 검증을 거쳐 교육부에 1·2순위 후보를 추천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으면 투표 결과를 존중해 1·2순위 후보를 그대로 대통령에게 추천하고 대통령이 1순위를 임명한다.
8대 총장의 임명은 늦어도 10월까지 예상된다. 현 7대 오세복 총장의 임기가 10월까지이기 때문이다. 박 후보가 부산교대 총장으로 임명되면 부산교대는 연속해서 여성 총장을 배출하는 기록을 세운다.
1946년 개교한 부산교대는 1993년 초대 총장을 선출하면서 직접선거를 했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12년 12월 6대 총장 선거에서 교육부의 압력에 못 이겨 간선제로 전환했고 2017년 1월 7대 총장 선거에서도 간선제를 유지했다. 8대 총장 선거를 앞두고 부산교대 구성원들은 모든 교수·직원·조교·학생이 투표하는 직접선거에 합의했으나 투표권 비율을 두고 갈등을 빚기도 했다. 결국 모든 유권자 2557명이 참여하지만 교수 76%, 직원 14.5%, 조교 0.5%, 학생 9% 비율로 가중치를 뒀다.
지난 4월 19일 부산교대 본관 앞에서 부산교대 학생들이 부산대와 통합에 반대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8대 총장 후보 선거의 또 다른 관심사는 부산대와 통합과 관련한 후보들의 입장이었다. 4명의 후보 가운데 박·심 후보는 부산대와 통합에 찬성했다. 이·우 후보는 부산대와 통합에 부정적이었다. 부산교대 구성원들은 결선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박 후보가 총장에 임명되면 부산대와 통합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한다.
앞서 지난 4월 부산교대와 부산대는 학령인구 감소에 미리 대처하기 위해 통합 논의를 하는 공동추진위원회를 만들어 △통합 교육비전 수립 △미래 종합교원양성체제 방향 모색 △부산교대 캠퍼스 교육 허브 조성 등을 추진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에 부산교대 일부 교수들과 총동문회, 학생들은 반발하고 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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