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의 한 건설공사업체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뒤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주장이 나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4일 포항남부경찰서와 전국플랜트건설노조 포항지부의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 10일 포항 중소기업인 한 건설공사업체 직원 ㄱ씨가 자택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ㄱ씨는 지난 4월26일 입사해 건설 현장 화재감시원으로 일했다. ㄱ씨는 유서에 현장 관리자 2명에게 지속해서 성희롱성 발언과 폭언 등을 들어 괴로웠다는 내용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은 업체가 건설 현장 관리를 위해 고용한 일용직 노동자다.
포항지부 관계자는 “ㄱ씨가 성희롱과 폭언에 시달렸다고 주변 동료들에게 어려움을 호소해왔는데,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다”며 “오히려 가해자들이 이 사실을 알고 최근 그에게 2차 가해를 한 정황까지 확인했다. 아무래도 2차 가해가 극단적인 선택에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성희롱, 폭언 여부는 경찰 조사에서 밝혀지길 기다리고 있다.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은 일용직 직원이지만, 저희도 도의적인 책임을 다하겠다”며 “오전에 유족들을 만나 공식 사과했다. 유족 쪽에서 산업재해 신청 등을 해오면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ㄱ씨가 일한 현장에는 10여명이 일했는데, 여성은 ㄱ씨뿐이었다. 포항지부는 조합원들에게 남성이 많은 건설 현장 특성상 여성 노동자에 대한 성희롱 사례가 더 있는지 전수 조사하기로 했다. 또, 경찰에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의 구속 수사를 요구할 계획이다.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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