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서 코로나19 검사 이송 업무를 맡은 사설 구급차 운전기사가 발달장애 여성을 성추행한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
8일 울산경찰청과 장애인단체 등의 말을 들으면 발달장애 여성 ㄱ씨는 지난달 중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귀가하는 길에 자신을 이송한 사설 구급차 운전기사 ㄴ씨한테 성추행을 당했다. ㄱ씨는 당시 코로나19 확진자의 접촉자로 분류돼 검사를 받아야 했다. 그래서 울산시로부터 검사를 위한 이송 서비스 업무를 맡은 사설 구급차를 이용했는데, 귀가하는 길에 운전기사 ㄴ씨가 구급차 안에서 성적인 말을 하고 신체 접촉을 하는 등 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ㄱ씨는 당시 ㄴ씨의 신체 접촉을 강하게 거부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ㄴ씨는 이송 업무를 하면서 확보한 ㄱ씨 연락처로 전화해 집 밖으로 불러낸 뒤 다시 성추행을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ㄱ씨는 자가격리 해제 뒤 평소 일하던 장애인보호작업장 관계자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장애인단체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게 됐다.
울산경찰청은 ㄴ씨를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해 주긴 어렵다. 곧 수사를 마무리해 검찰에 송치하겠다”고 말했다.
장애인단체는 “공적 업무 수행을 위해 장애인의 개인정보를 얻게 된 사설 구급차 기사가 이를 범죄에 이용한 것은 심각한 문제다. 장애인 이용 시설에서 사회복무요원이 장애인을 화장실로 데려가 성추행하는 등 최근 울산에서 발생한 발달장애인 대상 성범죄가 3건이나 된다. 공적 업무로 알게 된 장애인을 상대로 한 범행에 대해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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