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부산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피해자와 시민한테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성직원 성추행을 인정하고 지난해 4월 사퇴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첫번째 공판이 1일 부산지법에서 열렸다.
부산지방법원 형사6부(재판장 류승우)는 이날 301호 법정에서 강제추행치상 등 혐의를 받는 오 전 시장의 첫번째 공판을 시작했다. 검은 모자를 눌러 쓰고 마스크를 착용한 오 전 시장은 “피해자분과 시민 여러분께 거듭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한 뒤 법정 안으로 들어갔다.
오 전 시장의 재판은 피해자 보호 등을 고려해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날 재판에서는 피의자 신원을 확인하는 인정심문과 검찰의 기소내용 설명, 오 전 시장 쪽의 변호인 입장 등이 다뤄졌다.
오 전 시장은 지난해 4월초 부산시청 여성직원을 추행하고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등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또 그는 2018년 11월 또 다른 부산시청 여성직원을 강제추행하고 같은해 12월 이 여성직원을 또 추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다.
그는 2018년 11~12월 여성직원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방송한 유튜브 진행자들이 허위 미투 의혹을 제기했다는 취지의 허위 고소장을 2019년 10월 부산지방경찰청에 제출한 혐의도 받는다.
시민단체 등은 지난해 4월23일 오 전 시장이 여성직원 성추행을 인정하고 사퇴하자 강제추행치상 등의 혐의로 고소·고발했다. 부산지방검찰청은 지난해 5월 강제추행 혐의로 오 전 시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이 기각했다. 부산지방검찰청은 지난해 12월 오 전 시장의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했으나 부산지방법원은 또다시 기각했다.
오 전 시장의 첫번째 재판은 애초 3월23일로 예정돼 있었으나 4월7일 부산시장 보궐선거 이후로 갑자기 연기됐다. 이에 피해 여성직원과 부산 여성계는 신속한 재판 진행을 요구했고 두달여만에 첫번째 재판이 열렸다.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