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압수한 고스트건(총기 부품을 조립해 만든 총). 부산지방경찰청 제공
미국에서 총기 부품을 위장 수입한 뒤 이른바 ‘고스트건’을 만들어 사고판 총기 동호회 회원 7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지방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1일 미국 총기 판매 누리집에서 여러 부품을 밀수한 뒤 권총 5정과 소총 1정을 제작해 판 혐의(총포화약관리법 위반)로 40대 김아무개씨를 구속하고, 현직 부사관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또 김씨 등이 만든 총을 소개해 준 2명과 소개를 받고 돈을 주고 총을 산 2명이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누리집 총기 카페 동호회 회원인 김씨 등은 지난해 3월부터 미국 총기 판매 누리집에서 각 부품을 기계부품 등으로 속여 수입한 뒤 누리집 총기 제작 동영상 등을 보고 6정을 조립해 같은 동호회 회원 2명한테 3정을 100만~300만원을 받고 판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동호회원 7명은 군부대 근처에서 금속 탐지기로 실탄을 모으고 화약과 모형탄으로 공포탄을 만든 뒤 사격연습장에서 자신들이 만든 총으로 사격 연습을 했다.
김씨 등이 만든 총은 고스트건이라 불린다. 고스트건은 부품을 따로 사서 만든 총기를 뜻한다. 총의 성능을 갖추고 있지만 총기 번호가 없다. 미국 정부는 일련번호를 부여하고 서류와 면허 등 절차를 만들어 총기를 관리하는데, 사용자가 직접 총기 부품을 결합해 만드는 사제총인 고스트건은 추적이 불가능하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고스트건을 총기규제 첫번째 목표로 지목했다.
경찰 관계자는 “총기 제작이나 유통은 대형 인명피해나 테러범죄 등에 악용될 수 있다. 호기심을 이유로 총기와 관련된 부품을 불법 수입하거나 이를 제작해 유통하는 것은 중대 범죄에 해당한다. 발견하는 즉시 수사기관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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