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3일 서울 중구 폴라리스쉬핑 본사 앞에서 실종자 가족들이 위로하고 있는 모습.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2017년 남대서양에서 침몰한 화물선 스텔라데이지호의 선사 폴라리스쉬핑의 김완중 회장이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부산고법 형사2부(재판장 오현규)는 26일 선박안전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징역 6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여러 증거 자료와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보면, 스텔라데이지호는 오래된 선령(25년), 화물 하중 등으로 배 구조에 심각한 손상이 온 것으로 보인다. 선박과 선원 수 등을 고려해 안전하게 항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선사의 수리가 미흡했다고 볼 수 있다. 선사는 임시방편으로 배를 수리했을 뿐이며 근본적 원인에 대한 정확한 검사와 대책은 없었다. 범죄가 가볍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김 회장과 함께 기소된 김아무개 전 본부장은 징역 8개월에 추징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폴라리스쉬핑 법인은 1심 판결(벌금 1500만원)이 유지됐다.
김 회장은 이날 법정구속은 면했다. 최근 부산구치소 수용자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기 때문에 법원이 구치소 쪽의 방역 협조 요청을 받아들여 법정구속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스텔라데이지호는 2017년 3월 브라질에서 철광석 26만t을 싣고 중국으로 항해하다 같은 달 31일 남대서양 우루과이 근처 바다에서 침몰했다. 당시 필리핀 선원 2명만 구조됐고 한국인 8명을 포함한 22명은 실종됐다.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 가족들은 정부에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허영주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집행유예를 선고할까 봐 가슴 졸였는데, 법원이 (김 회장한테) 실형을 선고했다. 형량은 약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나마 기본적인 정의가 살아 있는 듯하다”며 “(김 회장 등이) 아직 돌아오지 못한 선원들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정확한 침몰 원인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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