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와 일반에 알려진 지 올해로 50년 되는 울산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국보 285호) 주변 마을의 이전 옛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전시행사가 마련됐다.
울산 암각화박물관은 25일부터 ‘큰보 호랑이 시절 마을 사람들’을 시작한다고 24일 밝혔다. 8월22일까지 이어지는 이 전시는 대곡리 암각화를 중심으로 1960년대 주변 반구마을 사람들의 삶을 다룬다.
암각화가 학계와 일반에게 알려지기 전인 1960년대 반구마을 사람들은 대곡리 암각화를 ‘큰보 호랑이 그림’ 또는 ‘이상한 그림’ 등으로 불렀다. 그 주변은 농사를 짓고, 소를 먹이는 일터이자 물놀이하고 스케이트 타는 놀이터였고, 암각화의 동쪽 편으로 가면 공동묘지가 있어 의례 공간이기도 했다.
전시는 △마을과 관심 △큰보 호랑이 시절 대곡리 암각화 등 두 부분으로 나눠 주민들의 구술자료와 삽화, 당시 지도 등을 15개 패널로 정리해 보여준다. 제1부 ‘마을과 관심’에서는 반구마을의 명칭과 마을 경계 변천, 인구, 지형 등 마을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내용을 다룬다. 마을 주민의 시각에서 재현된 대곡천 일대 마을지도를 통해 1960년대 마을 사람들의 삶을 만나볼 수 있다. 제2부 ‘큰보 호랑이 시절 대곡리 암각화’에서는 대곡리 암각화를 중심으로 그 주변이 1960년대 당시 마을 사람들에게 어떤 공간이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대곡리 암각화는 1971년 12월25일 동국대 박물관 조사단에 의해 발견돼 학계와 일반에 알려졌다. 너비 약 8m, 높이 약 3m가량의 대곡천변 절벽 바위 면에 사람이 배를 타고 고래를 잡는 모습과 고래·호랑이·사슴 등 다양한 동물 그림 등 300여점의 형상이 생생하게 표현돼 세계적인 선사 미술 유적으로 평가받는다. 그 일대가 지난 2월과 4월 각각 문화재청에 의해 유네스코 세계유산 우선 등재 대상과 국가문화재 명승으로 지정됐다.
암각화박물관 관계자는 “그동안 대곡리 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바위에 새겨진 다양한 그림과 이를 세긴 선사 인들의 자취에만 집중해 왔다. 이제 1960년대 암각화 주변 마을의 옛 모습을 통해 대곡리 암각화를 새롭게 만나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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