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부산 금정구 부곡2동 행정복지센터(동사무소)에서 열린 공유 냉장고 개소식에서 관계자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부산 금정구 제공
부산시 동사무소에 누구나 음식을 채워 넣고 필요한 사람이 꺼내 쓸 수 있는 공유 냉장고가 등장했다.
부산 금정구 부곡2동 행정복지센터(동사무소) 들머리에 들어선 이 냉장고는 지난 3월24일 설치됐다. 이름은 봉디미 드림 냉장고다. 봉디미는 부곡2동의 옛 이름인데 봉우리 아랫마을을 뜻한다고 한다.
공유 냉장고는 부곡2동 행정복지센터가 주민들의 자발적인 음식 나눔을 통해 이웃과 정을 나누고 어려운 이웃을 함께 돌보는 환경을 조성하자는 취지로 추진했다. 부곡2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플라스틱 반찬 통 구매비를 후원하고 부곡2동 통장연합회에서 홍보를 맡고 있다. 가로 180㎝, 세로 80㎝ 크기의 냉장고는 천혜복지재단(이사장 박승기)이 기부했다.
공유 냉장고 이용시간은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다. 누구나 음식물을 냉장고에 갖다 두면 된다. 음식물이 필요한 사람이 가져가면 되는데 행정복지센터 쪽은 많은 사람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사람이 1개 품목만 가져갈 것을 권장하고 있다. 플라스틱 통에 담긴 반찬은 가져가서 먹고 난 뒤 반찬을 또 가지러 올 때 플라스틱 통을 씻어서 갖다 주면 된다. 음식물 기증자나 이용자의 이름을 적지 않는다.
가장 많이 신경이 쓰이는 것은 위생이다. 자칫 유통기한이 지나거나 상한 음식을 냉장고에 두고 가지 않도록 행정복지센터 쪽은 유통기한을 반드시 확인한다. 아직 불미스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40여일을 맞고 있는 공유냉장고의 반응은 좋은 편이다. 30여 가구가 공유 냉장고의 음식물을 정기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기부하는 음식물은 빵·음료수·달걀·반찬 등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다. 지역 3곳도 추어탕·재첩국 등을 정기적으로 기부하고 있다.
애로점은 수요와 공급이다. 오전에 냉장고가 음식물로 채워지면 바로 동난다고 한다. 부곡2동 행정복지센터 담당자는 “음식물이 모자라서 그냥 가시는 분들도 있는데 그때마다 미안한 마음이 든다. 더 많은 음식물 기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부산 금정구 부곡2동 행정복지센터 안에 설치된 공유 냉장고. 부산 금정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