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의 유족이 해운대구 우동 산2번지 토지를 해운대구에 기부했다. 하늘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해당 토지다. 해운대구 제공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의 유족이 축구장 5개 크기의 면적에 해당하는 임야를 자치단체에 기부했다.
부산 해운대구는 29일 “이 전 회장 유족이 해운대구 우동 산2번지 토지를 기부했다”고 밝혔다. 해운대구가 기부받은 토지는 장산(634m) 내 임야 3만8천㎡인데 축구장 5개 크기 면적이다. 옆에 장산산림욕장과 장산계곡이 있다. 이곳은 송림이 울창하게 자라 자연환경이 잘 보존된 데다 산책로와 의자 등 주민 편의시설이 다수 조성돼 있어 시민들이 많이 찾는다.
이 전 회장 유족은 해운대구가 장산을 구립공원으로 지정하기 위해 노력 중인 사실을 알고 구립공원 조성을 통한 산림 보존에 힘을 보태고자 기부를 결정하게 됐다고 한다.
해운대구는 이 전 회장 유족의 뜻을 받들어 공유재산 심의 및 공유재산 관리계획 변경계획안 심의 등 기부채납이 조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추진했다. 해운대구의회도 기부자의 뜻에 공감해 기부채납 심의만을 위한 원 포인트 임시회를 개회해 기부안을 통과시켰다.
해운대구는 이번 기부를 계기로 장산 공유화운동(내셔널 트러스트)이 힘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해운대구는 도심 속 허파 구실을 하는 장산의 임야(21㎞)와 하천을 되살리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5월 장산 내 사유지를 공유화하는 방안을 찾는 용역을 맡기는 등 장산 공유화 운동에 나서고 있다. 시민들이 장산 내 부지를 자발적으로 사서 위탁하면 해운대구가 공원으로 지정해 영구 보전하고 관리하는 방식이다.
홍순헌 해운대구청장은 “토지를 기부해준 이건희 전 회장 유족에게 감사드리고, 미래 세대를 위해 생태계와 산림 보존, 장산 구립공원 지정에 더욱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