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가 보육원 등 아동보호시설에서 퇴소한 재학생들에게 다달이 생활비 일부를 지급하기로 했다.
부산대는 19일 “장학위원회 심의를 거쳐 아동복지시설 출신 재학생의 자립과 안정적인 학업을 돕기 위해 입학부터 졸업 때까지 다달이 생활비 30만원을 지원하는 유니웰(University welfare)장학금 제도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생활비 지원 대상은 국민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계층의 학생 가운데 아동복지시설 출신 재학생이다. 수시모집 사회적배려전형 가운데 아동복지시설생활자로 입학한 학생뿐만 아니라 다른 전형으로 입학한 재학생도 아동복지시설에서 자라서 독립했다면 지원한다. 현재 부산대생 가운데 아동복지시설 출신은 17명인데, 휴학생 4명을 뺀 13명이 재학생이다. 부산대는 지난달분부터 지급한다. 부산대는 사회적배려전형 외 다른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 가운데 아동복지시설에서 자란 재학생을 찾기 위해 온라인 공지를 했다.
부모 등 보호자가 없어서 아동보호시설에서 자란 아동은 18살이 되면 퇴소해야 한다. 정부는 이들한테 자립정착금 500만원과 3년 동안 다달이 30만원의 자립수당을 지급한다. 아동보호시설에서 자란 아동이 대학에 진학하면 5년 동안 아동보호시설에 머무를 수 있지만, 퇴소하는 그 해에 곧바로 대학에 진학해야만 한다.
대학에 진학한 아동보호시설 퇴소자는 등록금은 국가장학금으로 지원받을 수 있지만 생활을 이어가기는 막막하다. 저소득층 학생을 위한 국가장학금과 교내 장학금들이 있지만 모두 등록금으로만 사용된다.
부산대는 저소득층 학생의 생활비 지원을 위한 학업장려금을 학기당 100만원씩 지급하고 있지만 대상인원이 많아서 성적순으로 선발할 수밖에 없다. 결국 아동복지시설 출신 학생들은 생활비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병행해야 하고 성적하락의 악순환이 되풀이 된다.
유니웰장학금 제도를 제안한 차정인 부산대 총장은 “최근 언론보도 등을 통해 자립 준비도 없이 사회로 내몰리는 아동복지시설 아이들의 어려운 사연을 접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컸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대학에 진학해 사회 진출을 꿈꾸는 아동복지시설 학생들을 뒷받침하는 것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고 말했다. 그는 “아픔을 겪는 그 어떤 집단의 크기가 작거나 수가 적다고 해서 또는 여건이 힘들다고 해서 우리 사회가 외면해서는 안 된다. 대상자의 많고 적음을 떠나 이들이 경제적 여건과 관계없이 고등교육의 실질적인 기회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