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덕대 25대 총학생회 파랑이 12일 공개한 박훈탁 위덕대 경찰행정학과 교수의 대국민 사과 영상. 위덕대 25대 총학생회 파랑 페이스북 페이지
강의에서 5·18광주민주화운동을 ‘폭동’이라고 주장한 박훈탁 경주 위덕대 경찰행정학과 교수가 자신의 발언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위덕대 25대 총학생회 파랑은 12일 페이스북 페이지와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박 교수의 대국민 사과 영상을 공개했다. 박 교수는 이 영상에서 “지금 이 자리에 선 저 박훈탁은 참담함을 금할 길이 없다. 어떠한 해명과 이유도 상처받은 많은 국민과 5·18 관계자분들, 위덕대학교 구성원들의 분노와 아픔과 슬픔을 대신할 수 없다는 걸 알기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이어 “5·18과 관련한 다른 견해와 저의 학문적 입장을 소개하는 것이 이렇게 많은 국민들에게 상처를 준 것에 대해서 한 인간으로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저 박훈탁은 이번 일을 계기로 좀 더 학문적 내실을 다지고 성찰하고자 모든 대외적 활동을 잠정 중단하고 개인적 성찰과 학문의 깊이를 더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다시 한 번 이번 일로 깊은 분노와 아픔과 상처를 받으신 대한민국 국민과 5·18 관계자분들, 그리고 위덕대학교 구성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앞서 박 교수는 최근 ‘사회적 이슈와 인권’ 과목 비대면 강의에서 5·18광주민주화운동에 관해 북한 개입설 등을 주장했다. 당시 그는 “(5·18은) 북한군이 쳐들어와서 저지른 그런 주장이 있다. 이 주장은 상당히 과학적 근거와 역사적 증언과 증인을 가지고 있다”, “폭도들이 총질을 하고 그랬다. 약 70%가 등에 카빈총을 맞아서 죽었다. 카빈총은 국군이 사용한 총이 아니라 무기고에서 탈취한 총이다”, “이게 민주화운동입니까? 광주폭동에 관해 광주사태에 대해 연구를 열심히 한 분이 계시는데 그분이 지만원 박사님이다”라고 말했다.
박 교수의 이런 발언이 알려져 논란이 커지자 위덕대는 진상조사를 한 뒤 지난 8일 교무처장 이름으로 사과문을 냈다. 위덕대는 사과문에서 “담당 교수의 해당 교과목 수업 배제 조치를 취했다. 더불어 향후 적절한 인사 조치를 진행하도록 하겠다. 이번 일로 말미암아 학생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고, 5·18광주민주화운동 유족 및 관련자 분들께도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5·18기념재단과 오월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는 지난 9일 공동성명을 통해 박 교수 퇴출, 공식 사과, 재발 방지 방안 제시 등을 요구했다. 위덕대 총학생회는 지난 11일 박 교수 사과와 자진 사퇴를 요구하며 손팻말 시위를 하기도 했다. 박 교수는 ‘박훈탁티브이(TV)’라는 보수성향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데 구독자가 9만명이 넘는다.
김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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