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가 부산의료원에 도착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부산에서 유흥업소를 매개고리로 한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보름만에 300명 가까이 쏟아졌지만 최초 감염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부산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1.5단계에서 2단계로 올렸지만 확산세가 여전해 4차 유행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부산시는 5일 “지난달 23일부터 5일 오후 1시까지 유흥업소발 코로나19 확진자가 287명”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3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래 이튿날부터 두자리수 확진자가 이어지고 있다. 이달 들어서도 1일 20명, 2일 38명, 3일 38명, 4일 38명, 5일(오후 1시까지) 17명이 확진됐다. 이 가운데 유흥업소 종사자가 52명, 유흥업소 이용자 65명, 유흥업소 종사자·이용자의 가족·지인·직장동료 등 170명이다.
이는 지난 2일까지 확진자들이 다녀간 100여곳 유흥업소 종사자 7903명과 유흥업소 이용자(손님) 1225명 등 9128명을 검사한 결과다.
유흥업소발 집단 감염은 확진자들이 다녀간 부산 사하구 온천스포츠랜드 이용자 37명, 사하구 냉장업체 직원 10명, 부산 사상구 공구마트 종사자 5명 등 가정·직장·학교·학원 등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2주째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지만 최초 감염자는 오리무중이다. 가능성은 세 가지다. 먼저 냉장업체 직원 2명이 유흥업소에 들렀고 이 과정에서 유흥업소 종사자들이 감염된 경우다. 확진된 냉장업체 직원 10명 가운데서는 부산 3524번째 확진자가 지난달 23일 가장 먼저 양성 판정을 받았지만 누가 최초 감염자인지는 모른다. 먼저 감염돼도 증상이 없거나 증상이 나중에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거꾸로 유흥업소 종사자가 먼저 감염된 뒤 접촉 과정에서 손님인 냉장업체 직원 2명이 감염됐을 수도 있다.
공주시 117번째 확진자가 최초 전파자일 가능성도 있다. 냉장업체 직원 2명이 유흥업소에 들렀던 시기 공주시 117번째 확진자는 부산의 다른 유흥업소에 들렀기 때문이다. 냉장업체 직원 2명과 공주시 117번째 확진자는 서로 모르는 사이지만 지난달 24일 나란히 확진 판정을 받았다.
부산시는 집단감염이 이어지자 2일 정오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1.5단계에서 2단계로 올리고, 4일엔 사하구에 임시선별검사소를 설치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1~3차 유행에 견줘 전파 속도가 빨라졌고 확진자들의 동선도 넓고 많아서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에서는 유흥업소발 최초 확진자가 발생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6일부터 하루 30명 이상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다. 이날부터 4일까지 열흘 동안 494명이 발생해 하루 평균 49.4명이 발생했다. 5일 오후 1시 현재 29명이 확진됐다. 부산에서 열흘 동안 하루 평균 확진자가 50명가량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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