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가 부산의료원에 도착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부산시가 47일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1.5단계에서 2단계로 올렸다. 유흥시설의 영업제한시간을 전격 해제하면서 위기를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은 2단계를 유지하다가 2월15일부터 1.5단계로 낮춘 바 있다.
이병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1일 긴급 브리핑에서 “부산의 지난 일주일간 하루 평균 확진자는 44명이다. 이전 일주일과 비교해 30명가량 증가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생활방역위원회, 16개 구·군의 의견을 수렴해 2일 정오부터 11일 자정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한다”고 밝혔다.
부산의 확진일자 기준 확진자수는 2월4일 33명이 발생한 뒤 지난달 25일까지 하루 평균 10~20명대였으나 지난달 26일부터 31일까지 6일 연속 30~50명대를 기록했다. 1일에도 정오까지 28명이 발생했다.
2단계가 되면 유흥주점·단락주점 등 5종의 유흥시설과 홀덤펍·식당·카페·노래연습장·실내체육시설 등 일부 다중이용시설은 수도권의 2단계 조처와 동일하게 밤 10시부터 영업이 제한된다. 종교시설은 집회 참석인원이 좌석수의 20% 이내만 허용된다. 등교수업은 초·중학교는 밀집도가 3분의 1까지, 고교는 3분의 2까지 허용된다.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는 유지되고 1천명 이상 모임과 행사는 금지된다.
부산시의 사회적 거리두기 상향은 지난달 15일 밤 10시까지이던 유흥시설의 영업제한시간을 해제하면서 예고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지난달 24일부터 1일 정오까지 도우미 등 종사자 47명과 이용자(손님) 46명, 접촉자 56명 등 149명이 확진됐다. 유흥시설 도우미들은 업주가 전화하면 부산 전역을 돌아다니며 일하는 구조이고 남녀가 밀폐된 공간에서 마스크를 벗고 어울리다 보니 교차감염 우려가 크다. 또 이용자들이 현금 결제를 하거나 연락처를 제대로 적지 않는 사례가 많다. 부산시내 유흥시설은 4천여곳이다.
부산시는 유흥시설 확진자들을 조기에 찾아내지 못하면 심각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부산시 관계자는 “현재 확진자의 동선에 나오는 유흥업소는 7개 구 100여곳으로 파악된다. 도우미들은 아르바이트가 많고 이용자들은 명단이 분명하지 않아서 전수 검사는 불가능하다. 당분간 집에 머물러 달라”고 호소했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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