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료원에 코로나19 감염자가 도착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수도권에 견줘 안정적인 상태이던 부산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최근 다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유흥시설의 영업제한을 전격 해제한 것이 지역사회 연쇄감염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부산시가 날마다 발표하는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보면, 확진일자 기준 지난 26일부터 29일 정오까지 174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26일 33명, 27일 56명, 28일 53명, 29일 0시부터 정오까지 32명이다. 부산에서 확진일자 기준 확진자 수가 마지막으로 50명을 넘은 것은 지난 1월15일인데 61명이었다.
부산은 지난해 12월23일부터 하루 10명 이상씩 확진자가 나오다가 지난달 6일 한 자릿수를 기록한 뒤 이달 25일까지 하루 평균 10~20명대를 유지했으나 이달 26일부터 나흘 연속 30~50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부산의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은 지난달 15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에서 1.5단계로 낮춘 데 이어 이달 15일부터 1.5단계를 유지하면서 추가로 일부 방역수칙을 완화한 것과 관련성이 있다.
실제 부산시는 이달 15일부터 유흥주점·단란주점·감성주점 등 유흥시설의 영업제한시간을 해제했는데 29일 정오까지 동·중·서·영도구의 유흥시설 업주 등 종사자 29명, 이용자 28명, 관련 접촉자 26명 등 83명이 확진됐다. 또 이들 확진자 83명이 방문한 장소가 역학조사팀이 추적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데다 이들의 접촉자도 몇 천명이어서 추가 확진자들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부산시가 더 긴장하는 것은 업주를 뺀 유흥시설 종사자 26명이 부산 전역을 돌아다니며 좁은 공간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손님들과 장시간 접촉했는데도 업소들이 손님들의 연락처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부산시는 “손님들이 신원이 드러나는 것을 우려해 코로나19 검사를 기피하는 것 같다. 지난 15일부터 부산 전역의 유흥시설 방문자들은 가족과 공동체 안전을 위해 조속히 검사를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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