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진 부산시장 권한대행(왼쪽부터),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 하태경 국민의힘 부산시당위원장, 신상해 부산시의회 의장이 18일 부산시청 회의실에서 공직자 부동산비리조사 특별기구 구성에 합의했다.
부산의 여당과 야당, 부산시의회, 부산시가 18일 ‘공직자 부동산비리조사 특별기구’를 꾸리기로 했다. 이르면 이달 안에 지역 선출직 공직자와 고위 공무원 등 1600여명 이상에 대한 부동산 관련 의혹조사를 시작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국민의힘 부산시당·부산시의회·부산시는 이날 부산시청 26층 회의실에서 ‘부산 전·현직 공직자 부동산 조사 특별기구 구성 합의식’을 열어 “시민 공분을 사는 부동산 투기 조사 및 근절을 위해 특별기구를 꾸리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 기구에는 전문가들과 시민단체도 참여한다.
조사대상은 부산의 전·현직 선출직 공직자와 부산시 4급 이상 공무원 전원과 그 직계가족이다. 적어도 1600명 이상이 조사 대상에 들어갈 것으로 추산된다. 본인이 동의해야만 조사를 할 수 있는 전직 공무원에 대해서는 여론 조성을 통해 최대한 조사에 응하도록 할 계획이다.
조사지역은 최근 부동산 투기 의혹이 나온 강서구 가덕도·대저동, 기장군 일광신도시, 해운대구 엘시티 등지다. 조사 결과에 따라 대상 지역을 확대할 수도 있다. 조사 시기는 투기 의혹이 있는 땅을 중심으로 올해부터 최근 10년 이내로 정하되 탄력적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여·야·정은 의혹을 발견되면 당사자의 친인척까지로 조사 범위를 확대하고, 투기가 확인된 이는 징계 또는 퇴출시키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불법이 드러나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부산시는 조사에 필요한 인력과 예산 등 행정 지원업무를 맡기로 했다. 또 강서구 일대 부동산 거래를 조사하고 있는 부산시 조사단 활동 내용과 과정도 특별기구와 공유하고 협력하기로 했다.
여·야 정치권과 지방정부, 지방의회가 함께 특별기구를 발족시킨 데는 여론의 움직임이 크게 작용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지자 부산에서도 공직자 부동산 투기의혹을 선제적으로 합동조사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지난 17일 국민의힘 부산시당이 공직자 부동산 전수조사 관련 시당위원장 회동을 공식 제안했고, 민주당 부산시당도 기구 구성에 찬성하면서 합의로 이어졌다.
특별기구는 이르면 이달 안에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정은 다음 주 초 각 2명씩 실무 티에프(TF)팀을 꾸려 특별기구의 위원 및 위원장, 조사인력 선출 등 구체적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박재호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은 “남은 일은 실행의 문제다. 조사를 빨리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부산시당위원장은 “이번 합의는 일회용 보여주기 쇼가 아니다”며 “부산에서는 부동산 비리를 숨기고는 절대 공직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천명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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