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상구 주감초등학교 1학년 교실 칠판 밑에 그려진 그림에서 뛰어놀고 있다. 부산시교육청 제공
“이곳이 교실 맞나요?”
부산 사상구 주감초등학교 1학년들은 교실을 보고 깜짝 놀랐다. 교실이 놀이터처럼 꾸며졌기 때문이다.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교실 뒤편이다. 교실 뒤쪽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아이들의 휴식공간을 만들었다. 교실 뒤쪽 사각형 콘크리트 벽면은 그림을 그리고 작품을 붙일 수 있는 탄성유리로 단장했다. 교실 뒤쪽 바닥엔 작은 무대를 설치했고 교실 뒤쪽 벽과 바닥 사이에 선반을 설치했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쉬는 시간에 마스크를 쓰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눴다.
교실 앞쪽 칠판은 초등학교 1학년 키에 맞췄다. 칠판 아래에 수납장을 만들어 각종 교구를 보관했다. 화장실에 있던 개수대(세면대)는 운동장이 보이는 교실 뒤쪽 창문 옆에 설치했다. 아이들이 편리하게 자주 손을 씻도록 한 것이다.
부산 사상구 주감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교실 뒤쪽 벽면에 있는 긴 의자에 앉아서 이야기하고 있다. 부산시교육청 제공
교실 앞쪽에는 태블릿피시(PC) 등을 한꺼번에 충전할 수 있는 이동식 충전기가 눈길을 끌었다. 코로나19 확산 속에 첨단기기를 활용한 수업이 확산하는 점을 고려한 조처였다. 칠판 아래 바닥엔 사방치기를 할 수 있도록 그림을 그려 앞쪽 책상을 치우고 놀 수 있도록 했다.
부산 동래구 명동초등학교는 교실 뒤쪽에 난방되는 계단형 마루를, 교실 복도 창 쪽에 휴게 의자를 만들었다. 김명숙 명동초등학교 교장은 “1학년 교실을 사용자 참여 중심으로 새롭게 개조했더니 학부모와 학생들의 만족도가 아주 높다”고 말했다.
부산시교육청은 지난해 7월부터 교육부 예산에 자체 예산을 보태 초등학교 1학년 교실 개조에 나섰다. 초등학교 1학년들이 입학 초기 학교생활에 빨리 적응하는 것을 돕고, 발달단계에 맞는 놀이·활동중심 수업을 활성화하자는 취지다. 시내 297개 공립초등학교 가운데 교실 증개축과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50곳을 뺀 244곳 891개 교실을 개조하는 데 부산시교육청 예산 267억원이 투입됐으며, 지난달 공사가 마무리됐다. 한 교실당 3천만원가량 비용이 든 셈이다. 사립초등학교 6곳 1학년 교실 16실은 올해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부산 남구 용문초등학교 1학년 교실 뒤쪽에는 계단형 마루가 있다. 이곳에서 아이들이 뛰어논다. 부산시교육청 제공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은 “초등학교에 처음 들어온 어린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대대적인 공간혁신을 추진했다.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교육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부산 사상구 주감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는 태블릿피시 등을 충전하는 기기가 있다. 부산시교육청 제공
부산 사상구 주감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 학생들이 태블릿피시를 이용해 수업을 한다. 부산시교육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