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한국토지주택공사)로 이직하든가”라는 직장인 커뮤니티 익명 게시판 글의 출처에 관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경남경찰청은 15일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지난 14일 경남 진주경찰서에 고발한 한국토지주택공사 관련 익명 게시글 사건을 경남경찰청 사이버수사과가 넘겨받아 직접 수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9일 직장인 커뮤니티인 ‘블라인드’(Blind)의 익명게시판에 ‘내부에서는 신경도 안 씀’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이 쓴 것처럼 되어 있는 이 글에서 글쓴이는 “니들이 암만 열폭해도 난 열심히 차명으로 투기하면서 정년까지 꿀 빨면서 다니련다. 이게 우리 회사만의 혜택이자 복지인데 꼬우면 니들도 우리 회사로 이직하든가”라고 했다. 이 글이 인터넷에 공개되자, 누리꾼들은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었다며 한국토지주택공사에 분노하는 글을 잇따라 쏟아냈다. 이 글은 15일 현재 블라인드 익명게시판에서 삭제된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지난 14일 “해당 게시물은 부적절한 언사로 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과 가족은 물론 전 국민을 공연히 모욕하고 명예를 훼손했다. 또한 부정적인 여론 확산을 조장해 3기 신도시 등 핵심 정부정책 추진을 방해했다”며 명예훼손·신용훼손·모욕 등 혐의로 글쓴이를 경남 진주경찰서에 고발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경남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15일 고발인 출석을 요구했다. 고발장은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 직무대행 명의로 되어 있지만, 고발인 조사는 사장 직무대행으로부터 관련업무를 위임받은 담당 부서 차장이 받을 예정이다.
황철환 경남경찰청 사이버수사과장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익명게시판에 글이 올라왔기 때문에 글쓴이가 한국토지주택공사 현직 직원인지, 전직 직원인지 또는 한국토지주택공사와 전혀 상관없는 사람인지 아직 알 수 없다. 전 국민의 관심이 쏠린 사안인 만큼 신속하고 정확하게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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