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경남도지사가 12일 기자회견을 열어 진주 등 경남의 코로나19 발생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경남도 제공
경남 진주시 상대동 ㅍ사우나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나흘 만에 90명을 넘어섰다. 경남에서 나온 집단감염 가운데 확진자가 가장 많은 규모다. 확진자들은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을 모른 채 일주일 이상 일상 생활을 했던 것으로 밝혀져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경남도는 11일 오후 5시부터 12일 오후 5시까지 하루 동안 경남에서 코로나19 확진자 97명이 발생했다고 12일 발표했다. 경남에서 코로나19 확진자 하루 발생자로는 가장 많은 숫자다. ㅍ 사우나 관련한 확진자는 진주에서 79명, 창원에서 1명이 확인됐다. 이 사우나 관련 누적환자는 92명에 이르렀다.
진주시는 13일 0시부터 28일까지 현재 1.5단계인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상향 조정하고 26일까지 2주일 동안 진주 전역의 목욕장업 98곳에 대해 전면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발동한다.
경남도와 진주시 방역당국의 조사 결과를 보면, ㅍ사우나 관련 감염은 가족 골프 모임에서 비롯됐다. 진주에 사는 40대 남성은 업무차 해외에 나가려고 지난 8일 출국 전 검사를 받았는데 9일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았다. 이 남성은 경남 2181번 확진자로 분류돼, 사천생활치료센터에 들어갔다.
역학조사 결과 이 확진자는 지난 4일 이모 두 명, 부인과 함께 골프를 친 것으로 드러났다. 50대 여성인 이모 한 명은 지난 5일부터 오한·기침 등 증세를 보여 내과병원과 약국에도 다녀왔으나, 3~8일 사이 매일 ㅍ사우나를 이용했다. 지난 5일과 9일에는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기도 했다. 이 여성은 10일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았다.
신종우 경남도 복지보건국장은 “경남 2186번 확진자는 코로나19 의심증세를 보이면서도 매일 ㅍ사우나를 갔고, 골프장에도 세 번이나 갔는데 전혀 제지를 받지 않았다. 조카인 경남 2181번 확진자가 출국 전 검사에서 양성판정을 받지 않았다면, 지금도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을 모른 채 일상생활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특히 몸에 이상을 느껴 찾아갔던 병원과 약국에서도 이 사람을 의심없이 그대로 보낸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경남 2181번 확진자의 다른 이모 1명 역시 지난 4일부터 두통 증세를 보였으며, 11일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았다. 40대 여성인 부인도 10일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았다. 역학조사 결과 ㅍ사우나 관련 확진자들은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을 모른 채 일주일 이상 직장·학교·대형마트·병원·은행·식당·시장 등 진주 전역을 다닌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기본을 지키면 방역은 가능하다. 몸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으면 신속히 검사받고 집에서 경과를 지켜보기 바란다. 또 다중이용시설 이용도 자제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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