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재 무소속 부산시장 예비후보가 부산시민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정규재 예비후보 캠프 제공
4월7일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를 가려내는 각 당 경선이 마무리됐다. 국민의힘이 본선진출 후보로 박형준 예비후보로, 더불어민주당은 김영춘 예비후보로 각각 결정했다.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한 예비후보들 가운데 예비경선을 통과하지 못하거나 자진해서 사퇴한 경우를 빼면, 11일 현재 예비후보 6명이 본선을 향해 달리고 있다. <한겨레>는 유권자들의 올바른 판단을 도우려 예비후보들을 차례로 인터뷰한다. 인터뷰는 코로나19 사태 탓에 서면과 전화통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정규재(64) 무소속 부산시장 예비후보는 이른바 보수세력들 사이에서 유명한 논객으로 알려져 있다. 부산에서 태어나 고려대를 졸업한 그는 <한국경제신문>에서 모스크바 특파원, 편집국 부국장, 논설위원, 주필로 일했다. 2017년 1월에는 국회에서 탄핵소추안 가결돼 직무정지 상태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나 일대일 특별대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2018년 ‘펜앤드마이크’를 창간해 대표와 주필을 맡고 있다.
정 예비후보는 지난해 12월17일 부산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은 지난 40년 이상 부산을 말아먹었고, 민주당은 대한민국 전체를 완전히 말아먹었다. 역사의 고비마다 대한민국 정치 변혁의 무대가 됐던 부산에서 보수의 대혁신을 이끌겠다. 총체적 난국에 빠진 부산과 대한민국을 구하고 무너지는 보수를 재건해 내겠다”고 강조했다.
―부산시민들이 왜 정규재를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부산은 언제나 변화의 선도에 섰고 시대변화에 대한 욕구가 가장 높은 지역이다. 역사적 소명을 다 한 부패의 국민의힘이나 아마추어 독재 정당인 민주당을 넘어서는 새로운 정치 질서를 부산은 요망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그렇듯이 부산이 추락하고 있는 것이야말로 부산에 새로운 자유주의 정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웅변한다. 부산은 대구·광주와 달라서 상업주의 혹은 자유주의적 본성을 갖고 있다. 국제무역항 부산이 광주나 경북보다 경제적으로 훨씬 낮은 수준에 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부산의 상업주의 정신, 자유의 정신이 회복돼야 하고 그 방법론으로 대한민국도 바뀌어야 한다. 특히 보수국민은 더욱 그렇다. 보수는 정치적 방향을 잃은지 오래다. 이번 보궐선거야말로 희생을 가장 적게 치르면서 보수를 재편성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그 기회를 만들어 가는 것이 나의 과업이며 소명이다.”
―부산시장에 당선된다면 가장 실천하고 싶은 공약 3개를 꼽자면?
“부산을 국제적 자치와 자유의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부산자유특별시를 만들어야 한다, 대외적으로는 무비자·무관세의 도시이고, 대내적으로는 무규제·무간섭·영어공용화 도시여야 한다. 대한민국은 규제와 국가 개입에 찌들어 죽어가는 중이며 내부로 몰입하는 민족과잉의 폐쇄적 유혹에 숨이 막히고 있다. 부산에서라도 해양으로, 태평양으로 뻗어가는 진정한 진보가 요구된다. 부산감사원을 설치해 정치에 찌든 부패의 사슬을 끊어내야 한다. 로비를 양성화하고 공정한 경쟁이라는 시정원칙을 세워야 한다. 부산을 부산자유특별시 체제로 만들어 갈 것이다. 대한민국의 규제는 부산에서 멈춰야 하고, 부산은 태평양 도시국가 연맹을 창설하며 기업 할 자유가 최대한 보장되는 자유특별시가 될 것이다. 감사원을 설립해 부패를 일소하고 시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면서 기업을 경영할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두개의 축이면 부산은 반드시 되살아날 것이다.”
부산자유특별시 만들어 기업경영의 자유보장
가덕도공항은 위험하고 불리…작동 불가능해
―가덕도신공항에 대한 견해는?
“가덕도공항은 예산제약의 문제가 아니고 공항으로는 불가한 인문지리적 조건이 문제다. 사람들은 이를 간과하고 있고 총비용, 즉 돈 문제로 치환해서 생각한다. 가덕도는 김해신공항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위험하고 불리하고 부산신항, 진해신항의 운영을 상쇄적으로 방해한다. 연약지반의 토목공사 자체도 성공 가능성을 낮춘다. 가덕공항은 김해, 진해 비행장과 공역이 겹치고 신항의 정상적인 운영을 방해하면서 작동 불가능한 지방공항으로 전락하게 된다. 부산시가 이 가덕도공항 선전에 동원되고 있다는 것은 원전 경제성조작보다 심각한 문제다. 이 정권은 김해신공항에 문제가 있다고 말해놓고 가덕신공항을 한다는 정치언어의 야바위를 펼쳐 보이는 것에 불과하다. 명백한 매표다. 부산사람의 숙원으로 조작된 언어다. 문제는 민주당의 2중대요, 앞잡이요, 은밀한 협조자에 불과한 국민의힘이다. 이 정당은 이번에도 민주당의 들러리 노릇을 충실하게 하고 있다.”
정규재 무소속 부산시장 예비후보가 부산시민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정규재 예비후보 캠프 제공
―부산시가 북항 재개발 2단계 구간을 진행하는 컨소시엄의 대표기관이 됐다. 부산시장이 된다면 2단계 구간을 어떻게 재개발할 것인가?
“부산은 공장용지도 주택지도 부족한 도시다. 아파트들이 높이 솟아오르는 것은 그 결과다. 그러나 공공의 가치 영역이 있고 사적 영역이 있다. 북항은 공공의 영역이다. ‘생활주거’라는 이름으로 이를 일부라도 사유화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 위에서 말한 ‘부산 건축의 원칙’ 즉, 키 작은 건물은 앞으로 키 큰 건물은 뒤로라는 원칙에도 배치된다.”
북항은 공공의 가치 영역…사유화 안돼
정치부패·경제퇴보에 시민 책임도…각성을
―부산은 여야 대결이 치열하다 보니 절반의 시장이라는 말이 있다. 진영논리에 따른 분열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 있다면?
“진영에 갇히는 것은 지금의 정치구도 혹은 구조 때문이다. 그런 구조를 뛰어넘어야 한다. 지금 민주당의 퇴행성과 국힘당의 기회주의적 속성을 은폐하고 보호해주고 있는 것도 진영논리라는 역설적인 상호 보호막이 있기 때문이다. 부산이라도 그런 구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진영논리를 벗어나려면 자유주의적 원칙으로 움직이는 사람이 가장 적절한 후보다.”
정 예비후보가 얘기하는 보수혁신은 과연 가능할까? 과연 어디에서 그런 희망을 찾고 있을까?
“민주당과 국힘당은 역사적 소명을 다했다. 부산에도, 대한민국에도 새로운 이념과 비전이 필요하다. 부산은 상업주의에 기반한 도시다. 부산에서 그것을 제시하고 시민의 지원을 얻어나갈 생각이다. 정치가 부패하게 되고 경제가 퇴화의 과정에 들어선 데는 시민 책임도 크다. 시민이 부패구조를 만들어 내며 시민이 부패한 정치인을 선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시민이 각성해야 한다. 이제 시민도 그것을 느낄 것이다.”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