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하초등학교에서 시작된 농촌 살리기 모델은 우리나라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새로운 한류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장원 농촌유토피아연구소 소장은 22일 “서하초등학교를 살리면 서하면도 살릴 수 있겠다고 확신했으나, 이 운동이 불과 2년 만에 전국으로 퍼질 것은 기대하지 못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장원 소장은 시골 작은학교인 경남 함양군 서하면 서하초등학교를 폐교 위기에서 구한 중심인물이다. 10여년 전 서하면으로 귀촌한 그는 서하면의 유일한 초등학교인 서하초등학교가 학생 수 부족으로 폐교 위기에 놓이자 2019년 ‘서하초등학교 학생모심위원회’를 만들었다. 학교 교직원, 마을 주민, 서하초 졸업생들이 위원회에 참가했다. 그 뒤 2년 만에 서하초등학교 학생 수는 3배 가까이 불어났다.
장 소장은 “농촌 살리기에 성공하려면 젊은 사람이 귀농·귀촌해서 정착해야 하는데, 시골마을에서 학교가 사라지면, 젊은 사람이 시골에 들어올 가능성도 사라진다. 따라서 학교를 농촌 살리기의 구심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 ‘작은학교 살리기’ 운동은 여러 해 전부터 전국 곳곳에서 벌어졌지만 대부분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이와 관련해 장 소장은 “학생에게만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작은학교 살리기는 학부모가 움직여야 가능한 일이기에, 작은학교 살리기 운동은 학부모에 집중해야 성공할 수 있다. 학부모에게 집·일자리·문화생활 등을 제공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라는 설명이다.
서하초등학교 살리기가 시골 작은학교 살리기 운동의 모범사례로 부각되면서, 장 소장은 이 운동을 전세계로 확산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기후위기, 팬데믹, 4차 산업혁명, 인구 감소, 저성장 등 전세계가 대전환의 격동기를 맞고 있다. 농촌의 쇠퇴도 전세계가 함께 맞고 있다. 따라서 경제기적을 이룬 대한민국이 농촌 위기를 극복하는 기적을 이뤄낸다면, 전세계에 또 하나의 귀감이 될 것이다.”
장 소장에게 자신이 꿈꾸는 ‘농산어촌 유토피아’를 물었다.
“먹고사는 것이 걱정 없고, 몸과 마음이 함께 건강한 곳. 쾌적한 자연환경에서 문화적이고 생태적인 삶을 누릴 수 있는 곳. 나아가 개개인의 자아실현이 가능하고, 소속된 공동체의 건강과 발전까지 도모할 수 있는 곳. 이런 곳 아닐까요?”
함양/글·사진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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