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의 코로나19가 남긴 상처는 비정규·특수고용직 노동자들에게 유독 깊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일감과 소득 모두 60~70%가량 줄었고, 이들 가운데 40%는 지금의 일자리마저 위태롭게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상남도는 지난해 8~10월 창원대 산학협력단과 공동으로 진행한 ‘경남 취약계층 노동자 실태조사’ 결과를 16일 내놨다. 조사대상은 경남의 비정규직 노동자 3846명과 보험설계사·학습지교사·택배기사·대리운전기사 등 특수고용 노동자 3158명 등 7004명이었다.
조사 결과, 응답자들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탓에 일감의 평균 62.5%가 사라졌다고 답했다. 직종별로는 방과후 교사(83.6%)의 일감이 가장 많이 줄었다. 월소득 역시 평균 69%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들은 소득 감소를 가장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가운데 30.9%가 소득 감소가 가장 걱정된다고 답했고, 이어 무급휴업(25.5%), 해고(15.1%) 순이었다. 고용불안 해소가 시급한 숙제로 떠오른 셈이다.
시간당 임금은 비정규직 9686원, 특수고용직 2만6309원으로 조사됐다.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비정규직 40시간, 특수고용직 21시간으로 조사됐다. 특수고용직은 시간당 임금이 비정규직의 2.7배에 이르지만, 노동시간은 절반 수준이어서 월평균 소득이 144만4000원으로 비정규직(199만4000원)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수고용직의 96.7%는 일용직·독립적 계약 등 고용불안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가운데 60%는 수입이 일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대출모집인(월소득 145만원), 보험설계사(월소득 116만원) 등 일부 직종은 소득 변동이 매우 큰 것으로 조사됐다.
경남도 노동정책과는 “앞으로 5년 동안 경남도 노동정책의 밑그림이 될 ‘경남도 노동정책 기본계획’을 다음달 확정할 예정”이라며 “이번 조사 결과를 정밀하게 분석해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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