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청 앞 등대에 설치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김광수 기자
부산의 장례식장 두 곳에 확진자들이 다녀간 뒤 연쇄감염이 일어나 30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부산시는 16일 “확진자의 이동경로(동선)를 조사했더니 부산 연제구에 사는 부산 2972번째 확진자와 경남 김해시에 사는 경남 2056번 확진자가 지난 6일 부산 ㄱ장례식장에서 접촉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자신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을 몰랐던 경남 2056번 확진자는 설 연휴인 11~12일 부산 남구 부모님 댁에서 부모를 포함해 8명이 모였다. 일가족 8명 가운데 경남 2056번 확진자가 13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어 15일 부산에 사는 일가족 5명이 추가 확진됐다. 부산시는 16일 이 일가족이 5인 이상 사적 모임을 하지 말라는 행정명령을 어겼는지를 조사하기 위해 경찰에 휴대전화위치추적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집단감염된 일가족 6명 가운데 보험회사에 근무하는 부산 3038번째 확진자의 동료 7명이 15~16일 확진됐다. 같은 보험회사에 근무하는 부산 3036번째 확진자의 가족 등 접촉자 3명도 16일 확진됐다. 이로써 ㄱ장례식장 관련 확진자는 17명이다.
확진일자를 기준으로 하면 부산 2972번째 확진자는 11일, 경남 2056번 확진자는 13일, 부산 3036·3038번째 확진자는 15일이지만 누가 먼저 감염됐는지를 단정할 수 없다. 먼저 감염돼도 코로나19 증상이 늦게 나타나거나 무증상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장례식장 방문자들도 최초 감염자 후보다. 상주 등 장례식장 관련자 17명의 검사에서 모두 음성이 나왔지만 잠복기(14일)에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부산 ㄴ장례식장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역학조사팀이 경기도 안산시 확진자의 이동 경로를 조사했더니 이 확진자가 4일 ㄴ장례식장을 다녀갔다. ㄴ장례식장 방문자 66명을 검사했더니 부산 3006번째 확진자와 경남·울산 각 1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어 경남 확진자의 접촉자 1명과 울산 확진자의 접촉자 7명, 서울에 사는 주민 1명이 추가 확진됐다. 이로써 ㄴ장례식장 관련 확진자는 13명이다. 부산의 두 장례식장 관련 확진자는 모두 30명이다.
안병선 부산시 복지건강국장은 “장례식장 두 곳은 비교적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수칙을 잘 지켰으나 식사를 할 때 마스크를 벗을 수밖에 없어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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