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부산시청 앞 광장에 마련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을 추모하는 시민 분향소 모습. 김영동 기자
지난 15일 별세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을 추모하는 시민분향소가 부산·인천 등 전국에 세워졌다.
부산지역 7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만든 적폐청산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는 16일 부산시청 앞 광장에 시민분향소를 마련했다. 부산운동본부는 “백기완 선생은 이 땅의 민주화, 노동자·민중을 위해 앞장섰던 분이다. 그 정신을 계승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뜻으로 분향소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시민분향소는 18일까지 운영된다.
부산민주공원은 지난 15일 중구 영주동의 부산민주공원 민주항쟁기념관 1층에 분향소를 설치해 추모객을 받고 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도 동구 범일동에 있는 노동복지회관에서 분향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인천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는 인천시청 인천애뜰에 백기완 선생 시민분향소를 설치했다. 김종기 부산민주공원 관장은 “선생은 우리나라의 평화통일과 민주화를 위해 헌신한 영원한 스승이라고 생각한다. 선생의 안식을 마음속 깊이 기원한다”고 말했다.
1933년 황해도에서 태어난 선생은 1946년 서울로 내려왔다. 1952년부터 10여년 동안 야학을 운영했고 도시 빈민운동, 나무심기운동, 농민운동에 몸담았다. 1960년 4·19혁명 운동에 뛰어들면서 본격적으로 반독재 민주화 투쟁, 통일운동에 나섰다. 1964년 한-일 협정을 반대하며 반일 투쟁을 펼치다 투옥됐고, 1966년 박정희 유신독재에 반대하며 반독재 운동을 펼쳤다. 1974년엔 유신헌법 개헌청원 100만인 서명 운동을 이끌다 긴급조치 1호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1979년엔 대통령 직선제 요구 시위를 주도하다 보안사에 끌려가 감금·고문당했다. 1987년 6월 민주화 항쟁 이후 열린 13대 대통령 선거에 독자 민중후보로 출마했지만, 김영삼·김대중 후보의 단일화를 호소하며 사퇴했다. 선생은 이라크 파병 반대 집회, 용산참사 투쟁, 세월호 진상규명 집회와 국정원 댓글 사건 규탄 시국회의, 백남기 농민 사망 투쟁, 박근혜 탄핵 촛불집회 등 민주운동 현장 앞에 나섰다. 문인으로도 유명한 선생은 민중가요 '임을 위한 행진곡'의 가사 원작자이기도 하다.
선생은 지난 15일 새벽 4시께 영면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9일 아침 7시, 장지는 모란공원이다.
김영동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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