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청 녹음광장에 설치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교회와 요양병원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집단감염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일부 교회와 요양병원 등이 선제적으로 검체 검사를 하거나 자율격리를 자청해 관심을 끌고 있다.
종사자 29명이 환자 202명을 간호하는 부산 동래구의 한 요양병원은 직원들이 다른 지역을 다녀오거나 가족모임 등에 참석하면 집에서 열흘 이상 자율격리를 시키고 있다. 다소 엄격해 보이는 규칙 탓에 직원들이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요양원은 집단감염 위험을 피해 갈 수 있었다. 이 병원의 한 직원은 지난 29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럼에도 병원 안에서 확진자나 밀접접촉자는 없었다. 이 직원이 같은 달 20일 경남 창원시 가족 제사에 다녀온 뒤 자율격리 규칙에 따라 출근하지 않고 이튿날부터 집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당국은 이 직원이 근무한 요양병원 8층의 환자 154명과 간병인 29명을 검사했지만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요양병원은 건물 전체 또는 일부가 봉쇄되는 동일집단(코호트) 격리를 면했고, 자가격리에 들어간 직원도 한명 없이 정상 운영 중이다.
부산에선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해뜨락(106명)·인창(156명)·학장성심(34명)·제일나라(67명)·부곡(84명) 등 요양병원 5곳에서 연쇄 감염(엔차 감염 포함)이 일어나면서 확진자 447명이 쏟아졌다.
부산 동래구 사직동 동원교회에서는 모든 교역자가, 무증상이고 확진자 동선(이동 경로)과 겹치지 않았는데도 지난 23~26일과 30일 두 차례에 걸쳐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선제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설 연휴가 끝나면 세번째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여러 차례 집합금지명령을 어겨 시설 운영 중단, 폐쇄 명령을 받은 뒤에도 야외집회까지 강행한 부산 세계로교회나 선교단체 등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범구 담임목사는 “많은 성도를 대하는 교역자들의 선제 검사는 당연하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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