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장학금을 지원받아 대학을 마친 청년이 저소득층 대학생을 위해 기부금을 내놨다.
교육부 산하 한국장학재단은 채동규(27)씨가 재단에 1천만원을 기부했다고 12일 밝혔다. 채씨는 2011년 3월 경기도 고양시 한국항공대 전자공학과에 입학했다. 경제적으로 넉넉지 않았던 그는 대학 시절 재단으로부터 국가장학금과 기부장학금 3천만원을 받아 공부했다. 또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재단으로부터 800만원의 저금리 생활비 대출도 받아 학업을 마쳤다.
채씨는 2019년 2월 대학을 졸업하고 경기도 성남시 분당의 한 기업에 취직했다. 일자리를 얻은 그는 월급을 아껴 몇달 만에 재단으로부터 받은 생활비 대출을 갚았다. 그리고 최근에는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병행하며 지친 대학생과 학교 가기 전 교통비부터 걱정하는 대학생을 위해 써달라”며 재단에 기부금을 전달했다. 그가 내놓은 기부금은 앞으로 저소득층 대학생에게 기부장학금 등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채씨는 “재단 장학금과 저금리 생활비 대출이 없었으면 이렇게 대학을 졸업해서 취업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재단 장학금을 받아 공부하던 대학생 때부터 ‘나도 나중에 돈을 벌면 기부해야지’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정우 재단 이사장은 “장학금을 받는 학생은 많지만 그걸 다시 사회에 환원하는 경우는 드문데 요즘 정말 보기 드문 청년”이라며 “모범적인 장학금 리사이클링 모델”이라고 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