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운영하는 이동선별진료소에서 부산 기장군 공단 노동자들이 검사를 받으려고 대기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부산에서 무증상 또는 검사를 꺼리는 코로나19 감염자를 조기에 찾아내려는 임시선별진료소가 진화하고 있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설치한 임시선별진료소와 공단 노동자를 찾아가는 이동선별진료소에 이어 택시운전기사들만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자동차이동(드라이브스루) 형식 임시선별진료소가 등장한다. 또 임시선별진료소에서 무증상자 16명을 찾아내 숨은 감염자를 찾아내는 효자 구실을 하고 있다.
부산시는 8일 “최근 확진자들이 택시를 이용한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택시가 지역감염의 새로운 연결고리가 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11일부터 15일까지 택시운전기사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찾아가는 이동선별진료소’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택시운전기사 전용 임시선별진료소는 2002년 아시안게임 개막식이 열렸던 부산 연제구 부산아시아드 주경기장 주차장에 설치된다.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택시운전기사 2만2천여명이 검사받을 수 있다. 검사과정에서 감염 위험을 낮추기 위해 택시에서 내리지 않고 검사를 받는다.
임시선별진료소는 무증상 감염자와 확진자를 조기에 찾아내려는 것으로, 보건소나 민간병원 선별진료소와 달리 이름과 주소를 적지 않는다. 검사 결과가 보건소와 민간병원에 견줘 하루 늦게 나오지만, 자가격리를 하지 않아도 되고 익명 검사가 가능하다.
부산시청 등대광장에 설치된 임시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대기하고 있다. 김광수 기자
부산에서 임시선별진료소는 지난달 19일 부산역에 처음 등장했다. 부산시는 임시선별진료소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높자 구·군과 민간병원과 협력해 계속 개수를 늘렸다. 8일 동래구와 사하구에도 설치되면서 16개 구·군 가운데 강서구를 뺀 15개 구·군에 임시선별진료소가 들어섰다.
임시선별진료소는 선전하고 있다. 지난 6일까지 2만4397명이 검사를 받았다. 이 가운데 42명(0.17%)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양성 판정자 42명 가운데 21명은 접촉자였고 역학적 연관성이 없는 21명 가운데 16명은 무증상이면서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사례였다. 안병선 부산시 복지건강국장은 “임시선별진료소가 지역 내 무증상 감염자를 찾는 구실을 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에 부산시는 임시선별진료소 운영기간을 애초 10일에서 24일까지로 연장했다.
지난 4일부터는 공단을 찾아가는 임시선별진료소가 운영되고 있다. 의료진 7명 등 14명이 코로나19 검사장비를 실은 버스를 타고 공단을 찾아간다. 근무 때문에 평일 임시선별진료소를 이용할 수 없는 노동자들을 배려한 조처다. 29일까지 평일 오전 10시~오후 5시 공단 근처 거점장소에 임시 부스를 설치해 익명 검사를 한다. 4~7일 부산 기장군 장안·명례·정관산업단지에 설치한 이동선별진료소에선 398명의 노동자가 검사를 받았다. 이동선별진료소는 18~22일 강서구 산업단지, 25~29일 서부산권 산업단지를 찾아간다.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지역사회감염을 차단하는 최선은 조기에 감염자를 찾아내서 격리하는 것이다. 임시선별진료소에서 1명의 확진자를 조기에 발견하더라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시민들께서는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다면 무료이니 적극 검사를 받아달라”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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