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대형유통업체에 근무하는 노동자 10명 가운데 2명만 정규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부산시가 발표한 ‘2019년 실적 기준 대형유통업체의 지역 기여도’를 보면, 16개 대형유통업체가 부산에서 운영하는 점포 142곳(백화점 7곳, 대형마트 35곳, 기업형 슈퍼마켓 93곳, 쇼핑센터 5곳, 복합쇼핑몰·전문점 각 1곳)의 전체 직원 3만7708명 가운데 21.4%(8082명)만 정규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78.6%(2만9626명)는 언제든지 계약해지가 가능한 비정규직이다.
정규직 비율은 엔시(NC), 롯데, 현대, 신세계 4개 대형 백화점으로 범위를 좁히면 더욱 낮아졌다. 이들 백화점이 운영하는 점포 7곳의 정규직 비율은 업체별로 6.5~9.4%로 나타났다. 신세계백화점은 전체 직원 6037명 가운데 정규직은 392명(6.5%)에 그쳤고, 현대백화점은 1490명 가운데 102명(6.8%), 롯데백화점은 1만1835명 가운데 1037명(8.8%), 엔시백화점은 2330명 가운데 218명(9.4%)만 정규직이었다.
대형유통업체들은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경기침체가 계속되는 등 외부적 환경이 악화하고 수익구조가 나빠져 정규직 채용은 어렵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지난해 홈플러스가 부산점은 비정규직 1450명을 한꺼번에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고용의 질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기업도 있다. 일부에서는 대형유통업체들이 지방에 점포를 앞다투어 개설하면서 수익 악화를 자초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부산시 쪽은 대형유통업체들이 좀더 적극적으로 정규직 확대를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에 진출한 16개 대형유통업체가 고용한 전체 직원의 98.1%가 부산시민이지만 정규직 비율은 20%가 되지 않는다”며 “고용안정을 위해 대형유통업체들이 채용 당시부터 정규직을 늘리고 2년 이상 근무한 직원은 정규직으로 전환을 적극적으로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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