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부산시청 앞 녹음광장에 차려진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다른 지역에 다녀오신 적이 있으신가요?”
“없습니다.”
22일 오후 부산 연제구의 부산시청 앞 녹음광장에 차려진 코로나19 임시 선별진료소를 찾은 20대 여성은 직원의 질문에 짧게 답한 뒤 문진표를 작성했다. 문진표 작성부터 검사까지 3분이 채 안 걸렸다.
부산시는 이날부터 녹음광장에 코로나19 임시 선별진료소를 차렸다. 오전엔 60대 이상 시민이 많았다. 오후가 되자 20~30대가 늘기 시작했다.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과 부산시 실·국장들도 이날 검사를 받았다. 오후 3시30분까지 130여명이 검사를 받았다.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은 첫날인 것을 고려하면 적잖은 시민이 찾은 것이다.
시민들은 만족했다. 김대근(49·연산동)씨는 “수도권에 자주 출장을 간다. 얼마 전 서울역 앞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으려고 했는데 대기시간이 너무 길어서 포기했다”며 “이곳은 금방 검사를 받을 수 있고 주차하기도 편리해서 좋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으면 자가격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도 솔깃했다.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으면 짧게는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길게는 14일 동안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이 22일 오후 부산시청 앞 녹음광장에 차려진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임시 선별진료소에 대한 거부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인근 주민인 70대 박아무개씨는 “선별진료소가 들어서 불편하지만, 시민 안전을 위해 협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21일부터 시민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 임시 선별진료소를 개설하고 있다. 비수도권 가운데 유일하다. 21일 부산진구 서면 놀이마루와 부산역, 22일 부산시청 녹음광장에 이어 다음주까지 5곳을 추가한다.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코와 입에 면봉을 넣는 비인두도말 피시아르(PCR) 검사를 한다. 정확도가 낮은 신속항원검사는 하지 않는다. 검사 결과는 하루 뒤 나오고 문자로 통보한다.
부산역 앞과 부산시청 녹음광장 임시 선별진료소는 부산시가 직접 운영하고 나머지 6곳은 민간병원이 운영할 예정이다. 21일 부산진구와 부산역 임시 선별진료소에선 각각 217명과 115명이 검사를 받았다.
부산시는 무증상 감염자를 조속히 찾아내는 데 임시 선별진료소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달 24일까지 발생한 부산시 확진자 654명 가운데 33.2%인 217명이 무증상이었다.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무증상 감염자를 조기에 찾아내는 것이 최선이다. 가족과 이웃을 지키기 위해 적극 검사를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글·사진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