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준 국회의원이 17일 오전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뒤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국민의힘 홍석준(54) 국회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 지난 4월 치러진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이후 현직 국회의원의 첫 당선무효형 선고 사례다.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형사1부(재판장 김정일)는 17일 홍 의원에게 7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가 계획적, 조직적으로 다수 구민들을 대상으로 이뤄져 선거의 공정성을 해칠 위협이 있고 죄질이 가볍지 않다”며 “피고인은 후보자로서 공정성을 위반했고 비난의 가능성이 높다”며 이렇게 판결했다. 선출직 공직자는 공직선거법이나 정치자금법을 위반해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잃는다.
홍 의원은 제21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자원봉사자 등에게 1257번의 불법 홍보 전화를 하게 한 혐의로 지난 9월 재판에 넘겨졌다. 홍 의원은 또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하지 않고 정아무개(55)씨를 선거캠프 참모로 고용한 뒤 322만원을 준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30일 결심공판에서 홍 의원에게 1년6개월의 징역형을 구형한 바 있다.
홍 의원은 이날 재판 뒤 취재진에 “우리 지역민들께 심려를 끼쳐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재판부의 입장은 존중하지만 여러 가지 판단할 사항이 많아 변호사와 상담해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1996년 제1회 지방고시에 합격한 뒤 대구시 경제국장 등을 지냈다. 이후 제21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명예퇴직 한 뒤 출사표를 던졌다. 홍 의원은 당시 대구 달서구갑 선거구에 미래통합당 공천을 받기 위해 이두아·곽대훈 예비후보와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미래통합당은 애초 이 예비후보를 단수 공천했다가 다른 예비후보들의 반발에 이를 취소했다. 통합당은 이어 홍 의원과 이 후보를 당내경선에 부쳤고, 홍 의원이 이겼다. 통합당 공천권을 따낸 홍 의원은 선거에서 득표율 57.61%로 더불어민주당 권택흥 후보(득표율 26.88%)를 누르고 당선됐다.
김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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